일주일을 못버틴 삼성생명 공모가

  • 등록 2010-05-17 오후 3:23:49

    수정 2010-05-17 오후 3:26:47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공모가가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삼성생명은 결국 상장 나흘만에 공모가가 붕괴됐다.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생명(032830)은 이날 전일대비 6500원(5.70%) 급락한 10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2일 11만9500원에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했던 삼성생명은 거래 첫날 4.60% 급락한데 이어 14일과 17일 각각 1.30%, 5.70% 하락하며 결국 공모가 11만원을 내줬다.

12일 12만1000원(상장 후 최고가)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의 경우 손실률이 11%가 넘는다.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 역시 손해를 보는 상황. 공모 참여 투자자는 세금, 수수료를 제외하고 2.27%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생명 약세는 수급상 요인 때문이란 설명이다. `외국인이 무차별적으로 팔고 있는데 어떻게 버티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

삼성생명 공모에 참여했던 외국인은 연일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2일 4540억원 규모의 물량을 팔아치운데 이어 13일과 14일 664억원, 996억원 규모 매도에 나섰고, 15일에도 1400억원(추정치) 이상의 매물을 쏟아냈다.

증권가에선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유럽발 재정위기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외국인은 서둘러 수익을 확정짓고 싶어한다"며 "반면 기관은 삼성생명을 추가 편입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거래가 많고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현 분위기인 탓에 삼성생명 매도 공세는 더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물량 자체가 많이 줄었기 때문에 향후 매도 규모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생명 공모가가 너무 비싼데 따른 부작용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가가 `싸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며 "저평가라는 인식이 존재한다면 저가매수 물량이 들어왔겠지만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이런 움직임이 없다"고 지적다.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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