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 노사는 4일 오후 3시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윤여철 사장과 이상욱 지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 12차 본교섭을 재개, 사측 수정 제시안과 노조 요구안에 대한 절충을 벌인 끝에 2007년 임단협을 극적으로 타결지었다.
현대차지부는 조만간 4만8000여명의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노사 대표자들이 도출한 임단협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만약 합의간이 가결되면 현대차는 '무분규 임단협'이라는 역사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 현대차 '무분규 임단협' 역사적인 전기 마련
현대차 노동조합이 출범한 1987년 이후 지금까지 20년간 현대차에서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발생했다. 노조가 '무파업'을 선언하고, 사측이 노조의 임금요구안을 모두 수용했던 1994년 한 해를 제외하곤 현대차에선 무려 19년간이나 파업이 일어났다.
올해도 연초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노조가 파업을 전개한데 이어 6월말 금속노조 차원의 한미FTA 반대파업에 현대차지부가 동참함으로써 '무분규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혹시나'했던 기대감은 '역시나'인 것으로 드러나자 현대차 안팎에선 실망감이 매우 컸다.
하지만 현대차 노사가 이날 임단협 교섭에서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함으로써, '무분규 임단협'이라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아직 조합원 찬반투표가 남아 있지만, 노사 모두 무분규 타결에 대한 의지가 강해 기대가 큰 상황이다.
◇ 급박했던 막후교섭...윤여철 사장 어제밤 급거 상경해 수뇌부 언질받아
윤 사장은 전일 본교섭에서 노조의 요구안을 대폭 수용한 수정제시안을 제출했지만, 노조는 수정내용이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4일 본교섭 결렬시 파업에 돌입할 수 있음도 강하게 시사했다.
이를 감안하면 윤 사장은 서울 본사 수뇌부로부터 상여금 50% 추가 제시안을 비롯해 여러 '협상카드'에 대한 언질을 받고, 교섭장에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무분규 교섭'을 반드시 이끌어 내야 한다는 최고경영진의 의지도 다시 확인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윤 사장은 이날 아침 울산공장으로 돌아오자 마자 '이제 새로운 현대자동차를 보여줄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조합원들에게 돌리며 '무분규 협상타결'을 다시 한번 요청했다. 이는 현대차 안팎에서 '무분규'에 대한 사측의 적극적인 의지표명으로 해석됐다.
파업에 부담을 갖기는 노조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됐지만, 곧바로 열린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4~5일 이틀간의 파업을 유보하고 본교섭에 응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일회성 이벤트 안돼..노사 상호 신뢰회복에 박차 가해야
현대차가 임금협상 내지 단체협상 관련해 무분규로 합의에 도달한 것은 1997년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 95년에서 97년 사이에도 현대차에선 파업이 발생했지만, 이는 양봉수씨 분신사태와 노동법개정 등이 배경으로, 임단협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사는 올 임단협을 계기로 '무분규 교섭'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현대차 노사 모두의 노력으로 '파국'을 비껴나갔다는 점에서 향후 신뢰회복을 통한 노사관계의 획기적인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경영환경 악화를 고려할 때 이번 현대차 노사의 무분규 타결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노사는 상호 신뢰회복에 노력하는 동시에 노사전문위원회와 같은 노사협의 채널을 통해 대화를 통해 노사관계 난제들을 해결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서성문 한국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의 경쟁환경이 하루 아침에 개선되는 것이 아닌 만큼 이번 무분규 타결이 일회성으로 끝나면 안된다"며 특히 "노사 양측이 상호존중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측은 투명경영을 강화하고, 노조는 주인의식을 가짐으로써 노사상생의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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