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5]“여기 안 살아도 할 수 있죠?” 사전투표소 찾는 유권자들

서울역 사전투표소 오전 6~8시, 출장 가는 직장인·즉흥투표자·관외거주자 다수
박원순 시장 “투표율 높아질 것", 안철수 "어느당이든 찍어라"
  • 등록 2016-04-08 오후 2:10:15

    수정 2016-04-08 오후 2:10:15

서울시 용산구 서울역 사전투표소에 ‘아름다운 선거’ 연예인 홍보대사인 가수 설현씨를 모델로 제작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20대 총선 투표가 시작됐다. 8일 오전 6시 서울 용산구 서울역 사전투표소엔 강북구에 거주하는 김나은(32 여)씨의 ‘첫 표’를 시작으로 오전 8시까지 약 200명이 넘는 유권자들이 찾았다. 용산 주민은 20명이 안돼 전체 10% 정도에 그쳤고 나머지는 관외지역 유권자들이었다. 아침 출근길에 투표하는 회사원들이 대부분이었고 지방 출장 기차에 오르기 전 투표하는 직장인도 종종 있었다. 투표소 입구엔 “타지역인데 투표 할 수 있나요?”라고 묻는 유권자들이 계속 기웃했다.

회사원 조근우(33)씨는 부산으로 출장 가는 길에 사전투표소를 들렀다. 조씨는 “사전투표가 오늘부터인 줄은 알았지만 서울역에 투표소가 있는 줄은 몰랐다”며 “원래는 집 앞 초등학교가 바로 투표소라 4월 13일에 투표하려고 했지만 여기 투표소가 설치된 것을 보고 시간도 절약할 겸 투표했다”고 말했다. 투표소엔 조씨처럼 즉흥해서 투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수직으로 뻥 뚫린 아트리움 구조로 설계된 서울역은 어느 방향에서나 자신의 위치파악이 가능해 유권자들은 역 중앙 3층에 설치된 투표소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역 곳곳에 설치된 ‘투표소 안내판’도 ‘무계획 투표자’들을 투표소로 이끌었다.

경남 진해 군항제를 보기 위해 계모임 회원들과 함께 기차를 기다리고 있던 유영선(70)씨도 당초 예정에 없던 한 표를 행사했다. 유씨는 “사전투표소가 여기 있는 줄도 모르고 오늘이 사전투표 날인줄도 몰랐다”며 “이게(사전투표) 너무 편하고 빠르고 기다릴 필요도 없어서 금방 하고 왔다”고 말했다. 유씨는 3분이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투표를 마치고 “주민등록증만 가지고 가서 하면 되니까 빨리 가서 하고들 와”라며 회원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유씨의 말을 들은 한 회원은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투표소으로 향했다.

반면 서울역 사전투표소를 이미 알고 있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직장에 다닌다는 최재성(22)씨도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강원도 원주로 돼 있어 8시 출근 전 투표소에 들렀다”며 “투표소는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원 나모(34)씨는 “은평구 주민인데 뉴스기사에서 보고 출근길에 투표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찾게 됐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소의 개선을 요구하는 주문도 있었다. 나씨는 “포털사이트 광고에 사전투표 독려하는 배너를 보고 서울역 투표소를 알게 됐다”며 “아마 어르신들은 잘 모르실 것 같은데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 한다”고 적극적 홍보를 꼽았다. 최씨는 “사전투표 기간과 시간이 좀 더 늘어나면 더 편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것 같다”며 투표기간 연장을 바랐다.

한편 이날 박원순 서울 시장 내외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박 시장 내외는 투표했지만 안 대표는 본 투표날로 투표를 미뤘다. 박 시장은 이날 9시경 투표한 뒤 “어디에서나 투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투표율이 오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고 안 대표는 10시경 서울역을 찾아 “어느 당을 찍더라도 좋으니 많은 분들이 투표에 참여에 달라”며 호소했다.

총선 첫 사전투표는 4월 8일~9일, 오전6시~오후6시까지 시행되며 거주지에 상관없이 신분증을 지참하면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든 참여할 수 있다. 사전투표소 위치는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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