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대결 앞두고 여론戰 나선 엘리엇(종합)

19일 가처분 심문기일 앞두고 홈페이지에 상세자료 공개
합병가치 산정 등 지적…삼성측 "기존입장 되풀이 한것"
  • 등록 2015-06-18 오전 11:44:04

    수정 2015-06-18 오전 11:44:04

[이데일리 증권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18일 삼성물산(000830)-제일모직(028260) 합병 반대이유를 설명한 세부보고서를 공개했다. 오는 19일 예정된 법정 대결을 앞두고 본격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측은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엘리엇은 이날 오전 개설한 인터넷사이트(www.fairdealforsct.com)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관한 견해’라는 제목의 총 27페이지 분량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엘리엇이 국제 의결권자문기구 ISS에 제출한 자료다. ISS는 삼성물산 합병 성사여부에 중요한 관건으로 지목되는 외국계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내달초순 의결권행사지침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 “삼성화재·SDI 의결권 행사 문제”

엘리엇은 이번 보고서에서 그동안 주장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비율 문제를 포함 합병시너지, 지배구조 문제 전반을 지적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은 현재 주식가치를 기준으로 적정하거나 공정하게 산정되지 않아 적정가치에 기반해 합병비율을 평가해야 한다”며 “합병발표시점의 삼성물산 가치는 이 회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가치보다 더 낮게 매겼고, 제일모직 가치는 명백히 높게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제일모직 주가가 오르면서 합병비율의 불리한 정도가 더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엘리엇은 또 삼성 측이 강조하는 합병시너지와 관련, 합병회사의 건설부문 매출성장률(6.5%)은 기존 삼성물산 건설부문 성장률(14.0%)보다 낮은 등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특히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던 부문도 상세히 밝혔다.

우선 삼성물산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SDI(006400)(7.4%)와 삼성화재(000810)(4.8%)에 대해 “제일모직과 마찬가지로 삼성그룹 계열사임에도 원칙적으로 합병에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만일 기업 지배구조 기준이 불합리하다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아울러 이번 합병으로 5개의 신규순환출자가 발생해 공정거래법(제9조의 2항)을 위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순환출자를 형성하고 있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추가적인 계열출자가 금지되고 해당 주식은 6개월내 처분해야한다. 다만 합병·분할·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또는 영업전부의 양수에 의한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는 조항도 있다.

◇삼성 “합병절차 합법적”…19일 가처분 심문

엘리엇이 상세자료를 발표한 것은 우선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공개한 자료도 외국계투자자의 판단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는 국제 의결권자문기구 ISS에 제출한 자료다. 자신들의 합병안 반대 논리를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주총일까지 남은기간 동안 우호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언론을 통한 보도자료 배포 중심으로 입장을 전해온 엘리엇이 일반인 누구나 볼 수 있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이러한 내용을 발표한 것은 주총을 앞두고 다각적인 여론전을 펼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삼성 측은 엘리엇의 보고서 공개와 관련 “지금까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의 미래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합병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엘리엇이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 및 자사주 의결권 금지 가처분 소송 첫 심문을 19일 오전 11시에 개최한다. 해당 소송은 내달 17일 주총에서 합병안건 결의를 금지해야한다는 것과 함께 이미 지분거래가 마무리돼 KCC(002380)가 인수한 삼성물산 자사주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해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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