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현대·기아차 노조 파업과 연비 논란 악재를 딛고 자동차주와 부품주가 다시 상승 랠리에 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내년 신차출시와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저가매수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현대차(005380)는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2.67%(6000원) 상승한 23만5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북미시장의 연비 논란으로 주가가 급락하기 전인 지난 2일(21만5000원) 수준을 이미 훌쩍 넘어섰다. 이날 도이치증권과 UBS, 모건스탠리, 다이와 등 외국계 증권사가 매수 상위를 차지했다.
기아차(000270)도 전일 대비 4.73%(2800원) 상승한 6만2000원에 장을 끝냈다. 기아차는 이날 최근 5일 거래량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날 포스코를 제치고 시총 3위 자리에 등극한
현대모비스(012330)도 3.19%(9000원) 오른 2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글로비스(086280)(2.42%)와
현대위아(011210)(1.70%)도 올랐으며, 부품주인
만도(060980)(1.65%),
한라공조(018880)(3.45%),
에스엘(005850)(8.33%),
한일이화(007860)(12.37%),
성우하이텍(015750)(4.46%),
평화정공(043370)(6.25%),
디아이씨(092200)(0.40%),
화신(010690)(4.26%)도 동반 상승했다.
이날 자동차주 상승에는 현대·기아차가 브릭스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호재로 작용했다. 자동차주는 내년에 비교적 안정된 실적을 낼 가능성 큰 업종이라며 당분간 기관매수세가 몰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최중혁
신한금융(055550)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브릭스 시장 점유율은 8.2%로, 중국에서 부진한 르노 닛산을 누르고 3위에 올랐다”며 “내년에도 브릭스 시장 중심의 자동차 판매 호조와 신규공장 가동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가 올해 중국공장 증설, 브라질공장 신설, 미국공장 3교대 전환에 이어 내년 4분기 터키공장 증설까지 더해지면 글로벌 판매대수가 476만대에 달할 것”이라며 “양적·질적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또 내년에 아반떼 쿠페와 신형 제네시스, K3 해치백, 카렌스·쏘울 후속 등의 신차를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환율 등의 변수를 고려해 자동차주에 대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5~80%에 달해 환율이 10원 내리면 매출이 2000억원 정도 줄어든다. 한편, 현대차는 내년 환율 예상치를 시장(1076원)보다 보수적으로 잡고 환율관리에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