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자회사인 포스코강판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24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는 6월부터 가전용 컬러강판을 직접 공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자회사인 포스코강판이 본사와는 별도로 생산해 유통했지만, 앞으로는 본사 차원에서 포스코강판의 제품을 자체 유통망으로 직접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지금까지 열연, 냉연, 후판 등 모든 철강제품을 생산·공급하고 있으나 컬러강판만은 자회사인 포스코강판이 그동안 생산·공급해 왔다.
포스코 측은 이번 공급 결정이 어디까지나 소비자서비스 강화 차원이라면서, 우선 자회사인 포스코강판의 제품을 6월 중 요청하는 가전업계에 약 100톤가량 공급한 뒤 추후 추가 요청에 따라 물량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 업계, "포스코, 끼워팔기 하면 중소기업 피해 크다"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컬러강판을 공급하는)냉연 중소 강판업계에서는 어차피 포스코에서 원판을 받아 공급하기 때문에 품질차이가 거의 없다"라며 "포스코가 이미 가전 회사에 공급 중인 도금재 등과 컬러강판을 끼워팔면 중소기업의 피해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컬러강판 내수시장 규모는 평균 115만 톤 수준으로, 작년에는 127만 톤이 유통됐다. 이 중 가전용 컬러강판은 약 35만~40만 톤 가량이며 나머지는 주로 건설자재로 쓰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비판을 받을 우려도 있다"라며 "업계에서 포스코강판이 적자다 보니 밀어주려 하는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포스코강판의 작년 공시 실적은 영업손실 221억9000만원에 당기순손실 247억1000만원을 기록했으며, 매출도 9561억8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6% 감소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업계의 지적에 포스코는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객사인 가전업계의 요청에 따라 제공하는 것으로, 여러 곳에서 철강제품을 사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유통을 결정했다"라며 "고객에게 좋은 품질을 쉽고 저렴하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체 생산설비를 만들거나 투자를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시장 진출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가전용 컬러강판 국내 판매규모는 유니온스틸(003640)과 포스코강판이 약 절반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50%는 10여 개 중소기업들이 나눠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