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섭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정책방향’ 세미나에서 “산업융합 활성화를 위해 기존 산업 밖에 있는 잠재적 경쟁자들의 시장진입을 수월하게 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의 제도와 규제는 단일기술, 단일산업을 전체로 마련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각종 규제로 융합 제품의 인·허가, 승인이 지연돼 사업화 및 시장 출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심 연구위원은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이전에 시장창출 자체가 차단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규제개혁 방향으로는 산업융합 영역을 포괄적으로 관할하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 시장의 경합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심 연구위원은 “포지티브 시스템에서 과감하게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하되,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실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존 산업의 영역을 대체하거나 잠식하는 이른바 ‘창조적 파괴’에 대비해 선제적 대응 방안을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창조경제에 대한 다양한 정의는 물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방향 등이 제시됐다.
현 정부의 창조경제론은 창조산업을 강조하는 기존 관점과 달리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 전반의 정책과제를 포괄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부장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주요 정책과제로 ▲과학기술혁신 역량 강화 ▲규제개혁, 융합 촉진 등을 통한 서비스산업 선진화 ▲효과적인 중소기업 지원체제 구축 등을 제시했다.
손병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미래전략본부장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ICT 현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과학기술 성과의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수준이 낮고 창의적 인재는 부족하며, ICT 분야의 하드웨어는 세계적 수준인 데 반해 소프트웨어·콘텐츠 분야의 경쟁력은 취약하다는 것이다.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 중심에 있다고 본 과학기술과 IT산업에 대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창경 한양대학교 교수는 “IT 산업의 승자독식구조와 초우량 인재가 요구되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속성상 국민행복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IT 산업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이번 정부에서 추구하는 IT 플랫폼 하에서의 창조경제 과학기술 정책을 민간의 창의성을 적극 유도하는 방향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창조경제를 견인할 핵심 인재 육성이 중요하다는 주장도 다수 나왔다. 김병도 서울대학교 교수는 “10년 후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와 같은 거대기업으로 성장할 벤처의 씨앗을 지금 뿌리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앞으로 일본 이상의 저성장시대를 경험할 수도 있다”면서 인력양성에 중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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