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0만원]일등공신은 이건희? 잡스?

이 회장 복귀 후 공격적 투자에 기업 체질 강화
스티브 잡스 병가에 단기급등..마지막 고개 넘어
  • 등록 2011-01-19 오후 3:22:34

    수정 2011-01-19 오후 3:39:55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19일 장중 마침내 `마의 벽`으로 여겨져 오던 100만원 돌파에 성공했다.   마감 종가가 99만7000원이니, 사실상 100만원 시대를 열었다.  

반도체, 모바일 등 주요 사업의 실적 개선 기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편으론 그 배경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스티브 잡스 애플 CEO라는 IT업계를 이끄는 두 거물이 버티고 있다. 

◇이건희 회장 복귀..사상최대 투자에 주가도 사상최고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매출액 41조, 영업이익 3조원의 실적을 거뒀다. 당초 3조원대 중반까지 예상했던 시장 기대를 밑도는 저조한 성적표를 내보인 것. 90만원대 중반까지 치고 올랐던 주가는 실적부진 우려가 선반영돼 3일 연속 하락한 끝에 92만1000원으로 미끄러졌다.

그러나 일시적 조정을 거친 주가는 곧바로 반전에 나서 불과 10거래일만에 100만원 돌파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4분기의 부진한 실적을 딛고 100만원 시대의 신기원을 여는데는 지난해 3월 일선에 복귀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역할이 컸다.   이 회장이 공식 복귀를 선언한 지난해 3월24일, 삼성전자 주가는 81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리고 10개월만에 아이폰 돌풍, 반도체 경기악화 등 각종 악재를 모두 이겨내고 100만원 벽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한 셈이다.

이 회장 복귀 이후 삼성전자가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신시장 개척을 앞세워 지속성장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자 주가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화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삼성전자의 체질이 바뀌었다는 확신이 지난해 말부터 투자자들에게 확산되면서 주가를 견인해 왔다"며 "스마트폰, 태블릿PC가 호조를 보이고 반도체 역시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초 열린 `CES 2011`에서 "이 회장이 복귀 후 1년 동안 전문 경영인이 못하는 것을 발휘할 것으로 봤고 그 예상대로 진행됐다"며 "이 회장 주도아래 이뤄진 올해 대규모 투자건은 전문 경영인의 역할을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적이냐 동지냐` 스티브 잡스가 이끄는 애플은 전세계를 무대로 삼성전자와 격전을 벌이고 있는 경쟁자이자 때로는 동반자였다. 삼성전자에게 벤치마킹 모델이자 넘어야 할 벽이기도 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주가는 한때 70만원대 초반까지 밀리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의 스마트폰 돌풍에 휴대폰 왕국으로 불려온 삼성전자의 위상이 위태롭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한 것.    그러나 이후 아이폰을 구성하는 주요 부품중 상당수를 삼성전자가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자 주가가 반등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90만대 후반에서 맴돌며 애를 태우던 삼성전자 주가가 마지막 고개를 넘는데는 스티브 잡스의 병가라는 `뜻하지 않은` 호재가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잡스의 병가가 애플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만큼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신현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9년 스티브 잡스가 간이식 수술을 받을 때부터 건강 이상 관련 뉴스가 나오면 애플 주가는 급락하고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움직임을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플의 실적이 부진할 경우 단기적으로 무선사업부에는 호재, 메모리사업부에는 악재이나 장기적으로 보면 애플의 부진으로 인한 메모리 수요 감소분이 무선사업부의 실적 개선에 따른 수요 증가로 상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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