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파업 77일…남긴 상처는

  • 등록 2009-08-06 오후 4:31:14

    수정 2009-08-06 오후 4:31:14

[이데일리 김종수기자] 쌍용자동차 노조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간 지 77일만에 극적인 대타협을 이뤄냈다.

쌍용차(003620)는 그동안 노조측이 파업하고 사측이 직장폐쇄로 대응,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 지속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30일 노사 양측은 `파국만은 막겠다`며 다시 대화에 나섰지만 협상 4일만에 결렬을 선언했다.

하지만 경찰이 지난 4일 대규모 진압작전에 나선 이후 농성장을 이탈하는 노조원이 속출하는 등 분위기가 급반전하면서 오늘(6일) 낮 12시부터 대화를 재개, 합의점을 찾는데 성공했다.

사측은 지난 5월8일 2646명의 구조조정안을 노동부에 제출하고 31일 평택공장을 직장폐쇄했다. 21일 노조가 '옥쇄파업'에 들어가자 강수를 둔 것이다.

곧이어 6월2일에는 정리해고 대상 1056명의 명단을 우편으로 통보했다.

하루 뒤인 3일에는 이유일·박영태 공동법정관리인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8일 이후 공권력 요청을 뜻하는 합법적 수단을 통해 (노조가 점거 중인 평택사업장에) 퇴거명령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혀 긴장감이 고조됐다.

사측은 이어 공장 가동이 필요하다며 남아 있는 직원들이 공장안으로 들어가는 정상 출근 의사를 밝히자 노조는 이에 출입문을 봉쇄하고 쇠파이프와 헬멧 등으로 무장한 채 맞대응했다.

이런 가운데 사측은 지난 6월26일 정리해고자 976명에 대해 희망퇴직 450명, 분사·영업직 전환 320명, 무급휴직(100명) 및 우선 재고용(100명) 200명 등의 최종안을 제시했다. 이에대해 노조는 정리해고 없는 무급 순환휴직을 주장해 왔다.

노조의 공장점거 파업이 50일 가량 지속되면서 경찰은 지난달 11일 평택공장 정문 등 주요 출입문을 확보한데 이어 20일에는 공장내로 진입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어 왔다.

지난달 30일 노사 양측은 `파국만은 막겠다`며 협상결렬 42일만에 다시 대화에 나섰다.

사측은 ▲무급휴직 확대운영(290명) ▲영업직군 신설을 통한 영업직 전환(100명) ▲분사를 통한 재취업 기회 제공(253명) ▲희망퇴직(331명) 실시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최종안을 내놨다.

이에대해 노조측은 영업전직 희망자를 제외한 해고자 전원에 대해 순환휴직 실시(8개월 무급휴직 후)를 통해 총고용을 보장해 달라는 기존입장을 고수했다.

이처럼 노사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사측은 2일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지난 4일 사실상 평택공장에 대한 강제해산에 나서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어제 하루만 110여명이 농성장을 이탈하는 등 노조측은 조여오는 압박감 등을 견디지 못하고 오늘 오전 9시40분께 사측에 대화를 제의했다.

사측 역시 다음달 15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려면 8월 생산 및 판매 실적을 내야 하는 만큼 당장 공장을 가동해도 시일이 촉박한 상태였다.

또 노조원들이 인화물질이 보관된 도장2공장을 점거하고 있어 자칫 대형참사가 우려되는 상황이기도 했다.

오늘 낮 12부터 시작된 노사 대표간 최종 교섭에서 양측은 한발씩 물러면서 대타결을 이끌어냈고 노조원들도 농성을 풀고 자진해 도장2공장 건물을 나섰다.

이에따라 쌍용차는 이르면 이달 중순께부터 일단 생산을 재개, 정상화를 향한 첫발을 내디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77일간에 걸친 노조의 공장점거 파업으로 쌍용차는 무려 32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사측은 노조가 부분파업을 시작한 지난 4월24일부터 이달 5일까지 모두 1만3907대의 차량을 만들지 못해 3002억원의 생산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계약이 이뤄졌는데도 출고되지 못한 차량이 내수와 수출을 포함, 모두 8000대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부품협력업체와 판매네트워크도 극심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고, 노조의 파업으로 브랜드 이미지 또한 크게 실추된 만큼, 경영정상화에는 멀고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관련기사 ◀
☞쌍용차 노사 "정리해고자 48% 구제" 합의(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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