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short)'이란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주식을 빌려 매도(대차거래)한 뒤 떨어진 가격에 되사서 갚는 거래기법. 1000원에 빌려판 뒤 900원에 되사서 갚으면 100원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 '숏' 표지션을 취했던 거래자들은 '스퀴즈(short squeez)'에 걸리게 된다. 빌려판 주식을 갚기 위해서는 더 비싼 값에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큰 손실에 노출되는 것.
이 때 '숏 플레이어(player)'들은 서둘러서 주식을 되사들이는 '커버링(short covering)'에 나서게 되는데, 가뜩이나 상승압력을 받던 관련 주식의 가격은 숏 커버링 매수세까지 겹치면서 급등세를 타기 마련이다.
오 파트장은 "그 가운데 삼성전자(005930) 같은 종목은 대차거래를 했던 외국인들이 손해를 봤을 대표적인 종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가 예상외로 흐름이 좋았기 때문에 대차거래를 한 외국인들은 손해를 보고, 서둘러 청산에 나서야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 파트장은 "최근 삼성전자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것은 외국인의 숏커버링에 나선 것으로 유추해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순수하게 주식을 산 것인지, 숏커버링하는 과정으로 볼 것인지 정확한 통계적 분석은 추후에 가능하겠지만 삼성전자에 이렇게까지 매수세가 쏠릴 특별한 재료도 없다는 것.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대차거래 청산은 이미 지난 달 30일부터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부터 포스코와 현대차 등에 대한 외국인 매수가 늘기 시작했는데, 이들 종목은 발행 주식수 대비 대차거래 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이었다는 분석이다.
서 연구원은 "다만 이날 삼성전자는 IT업종에 관한 호재가 있었고, 현대중공업 등 조선·해운주들도 대차거래 외적 재료에 휩쓸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늘어난 대차 잔고 속에는 어떤 식으로든 단순 대차거래 전략을 취한 자금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단기 급락세가 일단락된 직후에는 대차 잔고 청산에 따른 매수세 유입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실제로 지난해 8월의 반등 국면 당시 주가의 저점은 8월17일(1638포인트)이었고, 대차 잔고는 8월22일을 정점(5억2200만주)으로 줄어들어 10월1일 4억9700억 주로까지 감소했다"면서 "이 기간 동안 코스피는 11.5%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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