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관은 이날 오전 강원도 철원에서 열린 ‘2020 DMZ(비무장지대) 평화협력 국제포럼’ 개회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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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남북은 한반도라는 하나의 몸을 나누어 살아가는 생명과 안전공동체”라며 “이를 위한 방역·보건·기후변화 등의 협력을 실현할 공간으로써 DMZ의 가능성에 주목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경계를 넘나드는 전염병과 재해와 재난 극복을 위한 남북 공존의 길을 바로 이곳 DMZ에서 찾아야 한다”며 “공유하천과 한강하구 공동이용을 통해 ‘평화의 물길’도 열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는 언제라도 남북이 손을 맞잡기만 한다면 DMZ가 한반도 평화번영의 가능성을 선(先) 체험 하는 상생의 실험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우리 내부적으로도 정부, 지자체,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트라이앵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실효적 법과 제도의 틀로 이를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개회사 전문이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통일부장관 이인영입니다.
‘2020 DMZ 평화협력 국제포럼’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님 참석못하셨지만 감사합니다. 김성호 강원도 행정부시장님, 이현종 철원군수님을 비롯한 강원도, 철원군의 관계자 여러분,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정착에 대한 열정과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 영상을 보내주신 다리넬 로드리게스 토레스 GPPAC 무장갈등 예방을 위한 국제네트워크(Global Partnership for Prevention of Armed Conflict : GPPAC) 사무총장님과 포럼의 좌장이신 최완규 신한대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원장님, 온·오프라인을 통해 참여해주시는 각국의 전문가와 평화활동가 여러분들께도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특히, 이번 포럼을 아름다운 접경의 땅, 평화의 고장 철원에서 개최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이면서 9.19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지뢰를 제거하고 전사자 유해를 발굴한 ‘화살머리고지’도 바로 이곳에 있습니다.
분단과 평화가 공존하는 접경지의 특별함을 나누고자 올해 국제포럼에서는 사전행사로 ‘통일걷기’도 했습니다.
DMZ와 인접한 백마고지 전적비와 금강산 철교 등을 직접 걸으며 전쟁과 폐허의 땅이 생명과 평화의 공간으로 되살아나는 현장을 생생히 체감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잘 알려진 바와 같이 DMZ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의 서명과 함께 탄생한 군사적 완충지대입니다.
남북 간 총성은 멈추었지만, 완전한 전쟁의 종식도, 또 온전한 평화도 찾아오지 않은 채로 DMZ는 오랜 시간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중무장한 금단의 경계로 남겨져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DMZ가 남북 화해와 협력의 공간으로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2018년 남북정상은 ‘판문점선언’과 ‘9.19 군사합의’를 통해 DMZ 평화지대화와 이를 위한 실천적 조치에 합의했고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지난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과 북, 국제사회가 함께 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 것을 제안하신 바 있습니다.
이로써 DMZ의 가치구현을 위한 새로운 상상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이러한 변화를 남과 북, 한반도 전체로 확산시켜 나가야 할 때 입니다. 남북은 한반도라는 하나의 몸을 나누어 살아가고 있는 생명과 안전공동체입니다. 이를 위한 방역, 보건, 기후변화 등의 협력을 실현할 공간으로서 우리는 DMZ의 가능성에 주목해 볼 때입니다.
흔히 DMZ의 미래로 ‘그뤼네스 반트’를 이야기합니다. 과거 동서독의 경계이며, 철의 장막에서 생명의 선으로 바뀐 곳입니다. 그러나 폭 50~200m의 띠 형태인 그뤼네스 반트에 비해 남북 4km, 동서 248km에 걸쳐 있는 DMZ는 훨씬 역동적인 공간성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6개의 강, 1개의 평야 2개의 산맥이 지나는 입체적인 장소이며 그만큼 다양한 협력 구상이 가능합니다.
경계를 넘나드는 전염병과 재해와 재난 극복을 위한 남북 공존의 길을 바로 이곳 DMZ에서 우리는 찾아야 하며, 공유하천과 한강하구 공동이용을 통해 ‘평화의 물길’도 열어내야 합니다. 저는 언제라도 남북이 손을 맞잡기만 한다면 DMZ가 한반도 평화번영의 가능성을 선체험 하는 ‘상생’의 실험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여건과 환경이 마련 되는대로 접경지역에서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협력을 모색하고 남북 정상간 합의한 사항들을 함께 실천해 나갈 것을 이 자리를 빌려 북측에도 촉구합니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정부-지자체-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트라이앵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실효적인 법과 제도의 틀로 이를 뒷받침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이러한 노력에 있어서 접경지의 또 다른 주인공인 ‘지역주민’을 기억해야 합니다.
70년 분단의 시간동안 침묵의 경계로 알려져 있지만 DMZ는 한반도의 긴 역사 속에서 우리 모두의 삶의 공간이자 사람의 땅이고, 생활의 터전이었습니다. 오랜 소외와 발전의 지체를 감내해온 접경지역과 주민들의 삶이 DMZ 평화협력을 통해 진정한 번영과 발전을 경험하기를 소망합니다. 여기에 지속가능한 생태의 길도 함께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접경지역 주민을 포함한 여성, 청년 등 다양한 주체들이 DMZ 평화지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마련하는 노력 또한 절대로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함께 해주시는 내외 귀빈 여러분, DMZ의 철새와 풀꽃과 나무들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정해놓은 불완전한 평화와 철책을 넘어 생명의 터전을 새롭게 펼쳐놓았습니다. 어제의 우리는 DMZ 앞에서 담을 쌓고 발길을 돌려야 했지만, 오늘의 우리는 이곳을 대립과 냉전에서 화해와 공존의 땅으로 바꿔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내일의 우리는 휴전선 이북의 DMZ, 그 너머로까지 완전한 평화의 길을 힘차게 걸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국제포럼에 ‘DMZ에서 평화를 꽃피우는’ 많은 이야기들, 꿈들을 나누고 들려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이 자리를 통해 DMZ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논의하고 각 분야별 협력세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참여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 드리며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