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에 선 `승자` 현정은.."건설 키우고 車 보듬겠다"

"2020년까지 현대건설에 20조 투자"
"건설 자산 매각계획 전혀 없어"..엔지니어링 상장은 "‥"
"현대그룹 재무건전성 악화 없다"
"집안 정통성, 정몽구 회장에"..현대 적통성과 다른 의미
  • 등록 2010-11-18 오후 3:18:35

    수정 2010-11-18 오후 4:03:02

[이데일리 김국헌 기자] 단정하게 머리를 자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가장 먼저 시아버지와 남편이 잠든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선영을 찾아 현대건설 인수 성공 소식을 전했다.
 
9년 만에 현대건설을 되찾은 현 회장의 감회는 남달랐다. 11년 전 남편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시아주버니, 그와 힘겨운 싸움을 통해 현대건설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시장의 입방아와 채권단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이긴 현 회장은 승자의 자신감과 여유를 보였다. 그동안 대외 발언을 자제했던 현 회장이 공식석상에 선 것은 1년 만의 일이다.
 
◇ 현대건설 인수 소식, 시아버지와 남편에게 먼저 전해
 
현 회장은 선영 참배 직후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이 첫 삽을 뜨고, 정몽헌 회장님의 손때가 묻은 현대건설을 이제야 되찾았다"며 "두 분도 많이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는 2020년까지 현대건설에 20조원을 투자하겠단 비전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10월20일 예비협상자인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10조원보다 2배 많은 금액이다.
 
인수자금 조달 방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투자 현실성을 확신하긴 힘들지만, 현대그룹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 `잃었던 아들` 현대건설..20조 투자로 육성
 
현 회장은 `잃었던 아들` 현대건설(000720)을 다독이고, 패자 현대차를 보듬는 모습을 통해 승자의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녀는 "현대건설 계열사나 자산을 매각할 계획은 전혀 없다"면서도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에 대해선 "현대건설을 실사 해보고 앞으로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01년 현대건설의 설계와 감리 사업을 분리해 설립한 자회사로, 지난 2009년 기준 총자산 규모는 8543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72.55%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 지분 가치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을 포함해 현재 경영진을 대부분 유임시킬 뜻도 밝혔다. 현 회장은 "(현대건설 경영진은) 대부분 다 계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집안 정통성은 정몽구 회장에게"..`승자의 포용`?
 
현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전 경쟁자이자 시아주버니인 정몽구 현대자동차(005380)그룹 회장에 대해서도 관계 회복의 의지를 보였다. 현 회장은 "(현대자동차와) 앞으로 잘 지낼 것"이라며 "정몽구 회장을 존경하고 집안의 정통성은 그분에게 있다"고 인정했다.
 
현대건설은 현대가의 적통성을 상징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로 현대(現代)의 적통성을 인정받았단 세간의 평가와 미묘하게 어긋나는 발언이다.
 
이는 핏줄의 정통성은 정몽구 회장에게 있지만,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세운 현대그룹의 적통성은 현대그룹에 있단 현 회장의 생각을 보여준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금강산 관광 12주년인 이날 현 회장은 "대북 관광을 재개할 때가 됐다"며 "너무 오랫동안 대치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서로 대화가 오고 갈 때"라고 촉구했다.
 
◇ `승자의 저주` 차단.."현대그룹 재무건전성 악화 없다"
 
그러나 현대그룹 경영진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 인수자금의 출처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 회장은 이날 "현대건설 인수로 현대그룹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며 "국내외 투자자들을 다 접촉하고 있어서 그 부분은 염려 안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수전을 지휘한 하종선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도 "의심의 여지 없이 본계약까지 간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5조5100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 부담으로 현대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거나,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계좌에 있는 11억달러의 성격이 차입금인지, 현대상선(011200) 프랑스법인의 예금인지에 대한 의혹이 일었다. 현대그룹 채권단의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움직임에 대해서 현 회장은 "현대상선이 이미 좋아졌다"며 체결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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