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 변한다)⑥기보..상시 구조조정 체제 구축

벤처·이노비즈·녹색기업들 `핵심고객`..`신성장 교두보`
고객만족 제고로 국정과제 `기술금융활성화` 종합지원
  • 등록 2009-06-30 오후 3:26:46

    수정 2009-06-30 오후 3:26:46

[이데일리 박기용기자]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기술보증기금은 기술보증제도의 정착·발전을 통해 신기술사업자의 자금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설립됐다.

기술개발–창업–사업화–성장 등 기술혁신 전 과정에 소요되는 자금을 기술력 중심의 평가를 통해 공급하는 기업금융을 기술금융이라고 하는데, 기보는 이 기술금융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보는 지난 97년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기술평가센터를 열고 99년부터 기술평가보증제도를 시행해왔다. 지난 2004년엔 총 보증지원액 100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고, 지난해엔 2년 연속으로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있었던 공공기관장 평가에서도 `우수` 등급을 받았다. 기보의 경영혁신은 그만큼 선제적이었다.

◇ 벤처·이노비즈·녹색기업들 `핵심고객`..`신성장 교두보`

기보의 주요 업무는 기술보증과 기술평가, 크게 두 가지다. 기술보증은 신기술사업자가 창업과 기술개발, 사업화, 기술이전, M&A 등의 과정에서 부담하는 각종 채무에 대해 보증해 주는 것을 말한다. 기술평가는 기술성과 시장성, 사업성 등 미래가치를 평가해 융자·투자 등의 다양한 기술금융 수단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기보의 핵심 고객은 전통적인 중소기업과 달리 고수익성과 고위험이 수반되는 벤처기업과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이노비즈기업들이다.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과 일명 `6T`로 불리는 미래성장유망산업, 지식기반서비스사업 등의 우수기술 보유기업도 기보의 핵심 고객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화석연료청정화 등 그린에너지와 그린수송시스템, 융합신산업 등 녹색성장산업 영위기업들도 그렇다. 최근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녹색성장`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기보가 하고 있는 셈이다. 기보는 실제로 지난 20년간 152조원의 기술금융을 지원하며 기술혁신형 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현재 코스닥 상장기업의 69%와 `벤처 1000억클럽`의 82%가 기보의 지원을 거쳐 성장했을 정도다. 특히, 기보는 기술혁신형 기업으로 보증대상을 특화하고 기술평가시스템(KTRS)을 통해 보증방식을 전문화하는 등 기술보증의 특화와 전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라 기술금융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 재정립을 요구받은 데 따른 결과다.

◇ `뼈깎는 新임금피크제` 도입..상시적 구조조정체제 구축

기보의 구조조정은 뼈를 깎는 과정에 다름 아니었다. 기보는 지난 98년부터 2005년까지 8년 동안 총 5차례에 걸쳐 조직과 인력을 구조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356명이 퇴직하고 157억원의 임금이 반납되는 등의 자구노력이 진행됐다. 지난 3월말 현재 기보에 남은 임직원은 총 1063명 가량이다. 특히 지난 2004년 7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능력과 실적에 따라 임금 체감과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신임금피크제(단계별 역직제도)`가 도입되면서 상시적인 구조조정체제가 구축됐다.

▲ 진병화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이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기보의 신임금피크제는 정년에 이르기 전인 만 55세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기존의 임금피크제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방식이다.
 
나이에 관계없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단계별 직무분류와 실적평가를 통해 부적격자에 대해 신용보증 등의 주요 업무를 제한하고 보수도 단계적으로 대폭 삭감한다. 이른바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이다.
 
물론 파장이 컸다. 하지만 기보 측은 중소·벤처기업의 보증사고가 급증하고 지난 2001년 보증한 벤처 프라이머리-CBO(자산유동화증권)의 부실화가 커져 고강도 구조개혁과 자구방안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기보는 최근에도 4사업본부 16팀이었던 본부 조직을 8부 3실로 개편하고 204명이었던 본부인력도 184명으로 줄였다. 감축된 10%의 인력은 영업점 현장인력으로 전환 재배치했다. 또 비정규직보수와 운영비, 여비, 업무추진비, 용역비, 기타유형자산 등의 기타운영비를 15%나 줄였다. 정부 지침으로 내려온 예산절감 목표인 10%를 초과한 수치다.

◇ 고객만족 제고 통해 국정과제 `기술금융활성화` 종합지원

기보는 이어 `新임금피크제`와 별도로 지난 1월부터 선택형·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항후 4년간 총 인건비를 1인당 7000만원, 퇴직금 600만원 가량을 절감할 계획이다. 법정휴가 이외의 특별휴가 등을 폐지하고 연차휴가를 의무사용토록 해 역시 2억2600만원의 인건비를 절감했다.
 
임직원 임금 삭감·동결을 통해 인건비 절감, 성과급 차등폭 확대를 통한 성과보상체계를 확립하는 등 효율성도 제고했다. 임원은 최대 46%, 2급 이상의 부실점장은 연봉의 5%를 반납해 지역 대학의 이공계 장학금으로 쓰는 등 사회·경제적 약자 지원에 활용했다. 직원임금 역시 2년 연속 동결했으며, 신입직원 연봉도 3500만원에서 2700만원 수준으로 삭감했다. 그야말로 줄일 수 있는 것들은 죄다 줄인 셈이다.

그렇다고 마냥 줄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경영혁신을 통해 본업의 효율성도 제고했다. 기보는 최근 기술평가 피드백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기술평가 제도를 개선했다. 기술평가서 검색기능을 강화하고 기술시장 정보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신청기업의 기술평가등급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와 인터넷 홈페이지(사이버 영업점)틀 통해 즉시 공개해 업무 처리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기술평가의 질적 수준을 향상하고 공정한 기술평가를 통한 고객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 효율화 정책에 부합하는 조직의 슬림화·단순화를 이뤄내고 기술금융 종합지원체제로 조직을 구현해내고 있다. 국정과제인 `기술금융활성화`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보의 혁신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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