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0~12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대선) 정국인 미국 워싱턴D.C.와 뉴욕을 찾아 현지 정부·의회를 비롯한 주요 인사와 차례로 만났다.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한·미 우호·신뢰 관계를 다지자는 취지의 행보다.
| (왼쪽부터)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 이안 브레머(Ian Bremmer) 회장과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총영사관 회의실에서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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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산업부에 따르면 정 본부장은 이 기간 돈 그레이브스(Don Graves) 미국 상무부 부장관을 만나 주요 통상 현안을 점검했다. 한·미 양국은 올 6월 한·미 산업장관회의(SCCD)와 한·미·일 산업장관회의를 갖고, 미국의 제안으로 결성된 14개국 경제협력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서 한국이 위기대응네트워크(CRN) 의장직을 맡는 등, 미국 주도 통상 재편에 동참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그레이브스 부장관에게 커넥티드카 잠정규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 세부 요건, 알루미늄 압출재 반덤핑 판정 등 우리 기업의 우려사항에 대한 미국 당국의 충분한 고려를 당부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그는 또 미국 공화당 소속 한국계 하원의원 영 킴(Young Kim·캘리포니아주)를 만나 한국인 전용 전문직 비자 확보와 IRA 투자 인센티브 유지 등에 대한 의회 차원의 지지 노력을 당부했다. 또 미 의회 무역소위 경험이 있는 전직 다선 의원 론 카인드(민주당·위스콘신주 13선)와 짐 데이비스(민주당·플로리다주 5선), 톰 데이비스(공화당·버지니아주 7선)과 만나 미국의 산업·통상정책과 한국의 효과적 대응 방안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또 구글 클라우드 뉴욕 본사를 찾아 이곳 임원진과 생성형 인공지능(AI), 스마트 디바이스, 클라우드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한·미 협력 심화 방안, 디지털 통상정책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구글 뉴욕 캠퍼스를 둘러보기도 했다.
|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 7번째)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총영사관 회의실에서 뉴욕 진출 한국 기업 관계자와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 LG전자, 삼성물산, 한화, 두산에너빌리티 등 뉴욕 진출기업 법인장 및 관계자가 참석했다. (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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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이 기간 무역안보 컨퍼런스와 투자신고식, 국내 기업 현지 지사·상사 간담회, 한·미 경제협력 세미나 등을 열고 정 본부장도 이 자리에서 한·미 양국 전문가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안 브레머(Ian Bremmer) 유라시아그룹 회장, 강경화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전 외교부 장관) 등 미국 내 주요 싱크탱크 인사를 만나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통상 과제를 논의했다.
정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두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 판세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 중인 가운데 11월5일(현지시간) 대선이 치러진다. 현지 언론의 최근 설문조사로는 해리스가 트럼프를 47%대 42%로 앞서 있다. 그러나 미국은 우리와 달리 52개주 538명의 선거인단을 뽑는 간접 투표 방식이어서 대형 경합 주의 투표결과에 따라 설문조사와 실제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정 본부장은 “미국의 다양한 인사로부터 한국에 대한 흔들림 없는 우호와 신뢰 관계를 확인했다”며 “우리 기업이 통상환경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투자·수출 활동을 하도록 계속 ‘아웃리치’(비공식 외교 활동)를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