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서울시민 중 절반 이상은 임대주택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임대주택 공급 등 정책 시행을 담당하는 서울시 소속 공무원은 오히려 30% 정도만 긍정적이란 반응을 보였다. 또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임대주택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대주택이 주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96%가량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건립에 대한 찬성 비율은 청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이 약 85%로 가장 높았고 ‘저소득층 공공임대’가 80%에 육박해 뒤를 이었다. 반면 중산층을 위한 민간임대주택인 ‘뉴스테이’에 대한 찬성률은 약 60%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서울시 SH공사는 지난해 12월~올해 1월 19세 이상 서울시민 1만명과 서울시 시·구의원 229명, 서울시 공무원 205명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대주택 인식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서울시민 95.1%, 시·구의원 95.6%, 공무원 97.6% 등 대부분이 저소득층이나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주택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임대주택의 적정 비율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었다. 전체 주택의 10% 이상으로 임대 공급을 확대해야한다는 응답이 시민층에서는 절반이 넘는 51.2%에 달했지만 시·구의원은 43.2%, 공무원은 가장 낮은 34.1%로 조사됐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는 서울시민의 54.6%가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 25.1%, ‘부정 이미지’ 20.3% 등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서울시 소속 공무원은 임대주택에 대해 긍정적이란 답변이 31.7%로 시민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시·구의원도 긍정 답변 비율이 48.5%로 절반에 못 미쳤다. 또 긍정적이란 응답은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낮았고 미성년 자녀가 있는 여성도 부정적 인식이 다른 계층보다 높았다. 임대주택 공급의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여전히 부정적 이미지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 △공공임대주택의 이미지에 대한 서울시민과 시·구의원, 공무원 등이 답변한 설문 결과. [자료=SH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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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 들어설 임대주택에 대한 찬성비율에서는 행복주택이 85.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저소득층 공공임대(79.5%), 뉴스테이(64.3%) 순이었다. 이 결과는 시민들이 중산층보다는 청년 및 저소득층의 임대주택 필요성에 더 공감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임대주택이 동네에 들어설 경우 집값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은 여전히 높았다. ‘집값에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응답이 56.8%로 가장 많았지만 ‘떨어질 것’이란 답변이 39.8%에 달했고 ‘올라갈 것’이란 대답은 3.4%에 불과했다. 집값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응답이 96.6%로 압도적이었다. 임대주택 건설 반대 이유에 대해서는 서울시민의 56.9%가 ‘집값이나 거주 환경에 대한 우려’라고 답했고 공무원은 같은 응답의 비율이 64.9%로 8%포인트 더 높았다. 또 여성과 20~30대, 아파트 거주자, 유주택자 등의 반대 비율이 더 높았다. 이밖에 지역주민이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반대할 경우 대응 방법에 대해서는 서울시민은 ‘끝까지 주민을 설득해야한다’는 응답이 56.7%였고 시·구의원(65.9%), 공무원(61%) 등은 비율이 더 높았다. 이번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인식조사는 컴퓨터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CATI조사)로 신뢰도 95%, 최대표준오차 ±1.0포인트 수준으로 진행됐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이번 인식조사 결과 서울시민 대부분이 공공임대주택이 주거안정에 기여하고 공급을 확대 필요성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시민 의견을 적극 반영해 임대주택 공급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 △서울시민과 시·구의원, 공무원 등의 임대주택 종류별 건립 찬반 비율. [자료=SH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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