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3~16일(현지시간) 방미 기간 중 묵을 숙소는 미국 백악관의 부속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다. 이곳은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가 1965년 4월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머물렀던 곳으로,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5월 첫 방미 때도 이곳에서 잠을 청했다.
블레어하우스는 미국이 국빈을 접대하는 영빈관으로 잘 알려졌지만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 직전 하루를 머물며 정국 구상을 하는 곳으로도, 또 유럽공동체(EC)의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등 주요 국제회담 장소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원래 1824년 미국의 공중위생국 장관이었던 조지프 로벨의 개인 저택이었으나, 1836년 신문 편집인인 프랜시스 프레스턴 블레어가 이를 사들인 후 ‘블레어하우스’란 명칭이 붙었다. 이후 미국 정부는 1942년 이 건물을 매입했다. 모두 4채의 건물(115개의 방)로 구성된 블레어하우스의 바닥 면적은 백악관 전체와 맞먹을 정도로 웅장하다. 박 대통령이 묵는 숙소는 방과 거실, 서재 등 7개의 공간으로 구성됐으며,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미국 고가구들로 채워졌다.
박 대통령은 16일까지 이곳에 머물며 한·미 동맹 강화, 최첨단산업 분야 경제협력 등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의제를 가다듬는다. 과거 선친이 존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경제원조 등에 국한된 의제를 논의했다면, 박 대통령은 동북아 외교의 주도국 정상으로서 미국 정상과 당당히 마주하는 것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미국이 박 대통령의 숙소로 블레어하우스를 제공한 데 대해 “한·미 동맹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를 상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 중 박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만이 이곳에 머무른 건 아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11월과 1995년 7월,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6월과 1999년 7월 및 2001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5월과 2005년 6월 및 2006년 9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4월과 2009년 6월 및 2011년 10월에 이곳에 각각 묵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