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주 빙의된 대장주..호악재 겹치며 '널뛰기'

삼성전자·현대차 역사적 변동성 연중 최고
주도주 교체과정..증시 변곡점 시사
  • 등록 2014-11-12 오후 1:56:04

    수정 2014-11-13 오전 7:51:35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등 한국의 간판 대장주 주가가 널뛰기하고 있다. 워낙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각종 호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가흐름을 보면 대장주라기 보다는 잡주나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삼성전자의 최근 한 달간(20일) 변동성은 38.7을 기록, 작년 7월24일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작년 말 17.4였던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석 달(60일) 변동성 역시 28.1로 1년2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1주일(5일) 변동성은 지난 5일 51.4까지 치솟아 버냉키 쇼크로 금융시장이 불안했던 지난 7월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 역사적 변동성 수치는 해당 기간 일일 수익률의 로그값 표준편차를 연율로 환산한 값이다. 즉, 일정 기간 동안 주가가 얼마나 변동했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기간 동안 하루 수익률의 변동폭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는 수치다.

예를 들어 매일 5%씩 꾸준히 상승하면 역사적 변동성은 0이다. 반대로 하루는 5% 오르고 하루는 5% 내리면 주가는 제자리지만 역사적 변동성은 높아진다.

삼성전자만 봐도 지난 10일에는 5.14% 뛰었다가 11일에는 2.92% 떨어지는 등 최근 들어 변동성이 더욱 확대된 모습이다. 최근 두 달간 삼성전자 주가 등락률이 3% 이상이었던 날은 나흘이나 된다.

시가총액 2위인 현대차는 더 심하다. 한 달과 석 달 변동성은 각각 53.6, 40.5로 지난 2011년 9월20일, 11월17일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당시는 유럽 재정위기로 금융시장 불안감이 고조됐던 때다.

시가총액 상위 20위 종목 가운데 LG화학(051910)의 한 달 변동성은 72.5에 달해 작년 연말 21에 비해 네 배 가까이 높아졌다. 아모레퍼시픽과 SK C&C의 변동성 역시 각각 57.8, 55.1로 작년 말 대비 4배, 2배 수준이다.

이처럼 대형주의 변동성이 높아진 이유는 호·악재로 작용하는 이벤트가 겹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어닝 쇼크가 3분기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계열사 기업공개(IPO)와 각종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맞물리면서 주가도 춤을 췄다. 현대차 역시 한전 부지 고가 매입 논란과 실적 부진, 이를 만회하기 위한 최근의 자사주 매입 발표 등 여러 재료가 쏟아졌다.

이같은 변동성 확대는 증시가 변곡점에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주도주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 현대차가 최근 한때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뺏기면서 대장주로서의 체면을 구기는가 하면 아모레퍼시픽(090430), SK C&C(034730) 등은 무섭게 오르면서 주도주로 각광 받고 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변곡점을 맞이했을 때 종목별 주가흐름이 커지고 변동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라며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자산가치 보다는 향후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소비재들이 주목받았는데 최근 금리 등 여러 가지 요인과 결합해 이 흐름도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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