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나 이번 시즌에서도 공기놀이는 물론, 전작의 다양한 놀이가 등장하며, 관련 게임들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최후의 1인이 가려질 때까지 게임이 치열하게 진행돼, 각 게임별 건강 위협 요소들이 존재하는 모습이다. 해당 콘텐츠 속 등장하는 상황과 게임들이 실제 신체적, 정신적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세계인의 놀이가 된 ‘공기놀이’, 손목 건강에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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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시즌2에서는 공기놀이, 팽이 돌리기, 비석치기 등 다양한 놀이가 새롭게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공기놀이는 유난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일부 SNS에서는 ‘공기 챌린지(Gonggi challenge)’가 확산돼 국적 불문의 도전이 이어지고, 3D프린터로 직접 공기를 제작해 즐기는 이들도 나타났다.
그러나 간단해 보이는 공기놀이도 무리하게 연습할 경우, 손목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바닥에 흩뿌린 공기를 빠르게 집어 올리고 위로 던지는 동작은 손목 회전 빈도를 높여 손목이 ‘삐끗’하는 염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공기놀이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이나 젊은 세대가 처음부터 속도를 올리고자 무리한 연습을 강행한다면 손목염좌 위험은 커지기 마련이다.
손목염좌는 손목 인대에 과도한 힘이 가해질 때 주로 발생하며, 붓기와 통증이 동반된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엔 충분한 휴식을 통해 자연치유 되는 편이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권한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를 통해 염증과 통증을 완화하고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는다. 특히 약침 치료는 한약재 성분을 경혈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침의 물리적 효과와 한약의 약리적 효과를 결합해 염증을 빠르게 완화시키는 치료법이다. 실제 SCI(E)급 국제학술지 ‘신경학최신연구(Frontiers in Neurology)’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 논문에 따르면, 약침은 염증 유발 산화 스트레스를 최대 8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딱지치기’는 시즌1에서 처음 등장해 많은 관심을 받은 한국의 전통놀이다. 극 중 주인공이 사람 없는 지하철 역사에서 딱지치기를 하는 장면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무엇보다 시즌2에서도 생존을 건 중요한 게임으로 또다시 등장해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딱지를 강하게 넘기기 위해 팔을 과도하게 휘두르는 동작은 팔꿈치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딱지치기 동작은 테니스 스매시와 유사한 움직임으로, ‘테니스 엘보(외측상과염)’를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바깥쪽 힘줄에 염증이나 파열이 생기는 질환으로, 팔꿈치를 사용할 때 찌릿한 통증과 함께 저림 증상이 동반된다.
만약 테니스 엘보를 겪게 된다면, 한의학 치료를 통해 호전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 침·약침 등을 통해 외측상과염을 치료한다. 추나요법은 손상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관절의 균형을 바로잡아 운동기능 회복을 돕는 수기요법이다. 아울러 외관(外關), 곡지(曲池), 수삼리(手三里) 등의 주요 혈자리에 진행되는 침 치료는 과긴장된 근육을 풀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통증 감소에 효과적이다.
◇ “얼음!” 소리에 급정지, 무릎 부상 위험
오징어게임 시즌 1에 이어 시즌2에서도 게임 참가자들이 맨 먼저 맞닥뜨리게 되는 게임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이다. 특히 눈에 동작감지 센서를 장착한 술래 로봇 ‘영희’도 재등장해 기존 오징어게임 팬들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급작스러운 출발과 정지가 반복되는 이 게임은 무릎 관절과 인대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지난 2023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개최된 ‘오징어게임: 더 챌린지’ 프로그램에서도 참가자들이 해당 게임을 하다 부상을 입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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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부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그중 허벅지 안쪽 내전근 중 가장 큰 근육인 대내전근을 늘려준다면 고관절과 슬관절의 균형을 바로잡아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대내전근 스트레칭’은 우선 앉은 자세에서 시작한다. 방법은 양 발바닥 전체를 맞닿게 모으고 양손으로 잡아 척추를 바로 세운다. 이후 숨을 내쉬며 양쪽 무릎을 천천히 바닥으로 내린다. 약 15초간 해당 자세를 유지한 후 숨을 들이마시며 제자리로 돌아온다. 총 3회 반복하면 된다.
◇ 극한의 상황, 스트레스↑...한의학에서 바라본 ‘스트레스’
오징어게임 참가자들은 각 게임에서 탈락할 경우, 목숨을 잃는 극한 상황에 놓인다. 단순한 게임일지라도 식은땀이 날 정도의 긴장감과 반전이 연출되는데, 이는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안겨준다.
스트레스는 흔히 만병의 근원이라 불린다. 한의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로 인해 신체의 기혈순환이 저하돼 화가 쌓이는 ‘울화병’은 물론, 근육이 경직돼 각종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게다가 스트레스는 찬 기운을 위로, 뜨거운 기운을 아래로 내리는 한의학적 원리인 ‘수승화강(水乘火降)’의 불균형을 유발해 두통, 이명, 소화불량, 수족냉증 등의 원인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가 지속될 경우 한약 처방을 통해 관리에 나선다. 대표적인 한약으로는 ‘우황청심원’이 있다. 우황청심원은 긴장과 불안을 낮추는 효과는 물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공진단에 육미지황탕 처방을 가미한 ‘육공단’ 역시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여기에 혈액 순환을 돕는 침치료를 병행하면 긴장 완화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은 “어릴 적 즐기던 한국 놀이가 전 세계인들이 함께 공감하며 경험하는 현상이 매우 흥미롭다”며 “극 중 등장한 게임들을 실제로 즐길 때, 앞서 언급한 건강 조언들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