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16·17일 대체지휘봉…숨은공신 '최수열 부지휘자'

올 시즌 첫 공연연습 성공적으로 이끌어
2011년부터 인연, 1년7개월째 부지휘자로 호흡
말러 교향곡 중 최고 난곡 '6번' 지휘
시향 측 "철골생춘 정신으로 극복할 것"
  • 등록 2016-01-11 오전 11:30:22

    수정 2016-01-11 오후 5:52:12

지난달 29일 사임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을 대신해 이달 16·17일 지휘봉을 잡게 된 최수열 서울시향 부지휘자(사진=서울시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최수열(36)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부지휘자가 오는 16일과 17일에 예정된 서울시향 정기연주회에 지휘봉을 잡게 됐다.

11일 서울시향은 16·1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정기연주회에 최 부지휘자가 지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사임과 함께 일정을 취소한 정명훈 전 예술감독을 대신한 것이다.

프로그램은 변경 없이 정해진 대로 말러 ‘교향곡 6번’과 모차르트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피아노협주곡 23번’이다. ‘피아노협주곡’은 피아니스트 김다솔이 협연한다.

앞서 서울시향은 정 전 감독 사임 후 지난 9일 열린 첫 정기연주회에서 독일 출신 거장 크리스토프 에센바흐를 대체지휘자로 투입,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성연한 만큼 두 번째 대체지휘자에 이목이 쏠렸다.

최 부지휘자는 서울시향의 2016년 시즌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끈 숨은 공신이다. 에센바흐와의 본격적인 리허설에 앞서 이틀간 서울시향의 연습지휘를 이끌며 악단의 기량을 안정적으로 다져 놓았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최수열 지휘자는 단원들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악단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프로그램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지난 10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한 서울시향의 연주력을 흔들림 없이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지휘자다. 서울시향의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최 지휘자와 전 단원들이 마음을 모아 철골생춘(鐵骨生春)의 정신으로 극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 부지휘자는 대한민국 지휘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는다. 독일 MDR심포니,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등을 객원지휘했고, 2010년에는 독일의 세계적인 현대음악 연주단체 앙상블 모데른이 주관하는 아카데미(IEMA)의 지휘자 부문에 동양인 최초로 선발돼 1년 동안 이 단체의 부지휘자로 활동했다.

2011년 현대음악 공연 ‘아르스 노바’에 어시스트 지휘자로 참여하면서 서울시향과 인연을 맺은 그는 2013년 9월 차세대 지휘자 발굴·육성 프로그램인 ‘지휘 마스터클래스’에서 정 전 감독과 단원으로부터 최고 점수를 받아 부지휘자 자리에 올랐다. 2014년 7월 1년 임기의 부지휘자에 취임한 이후 1년7개월째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당초 서울시향은 이번 말러 공연 실황을 녹음해 음반 레이블인 도이체 그라모폰(DG)을 통해 음반 발매할 계획이었으나 정 전 감독의 사임으로 녹음 없이 연주한다. 총 114명의 연주자가 무대에 오르며 서울시향의 부악장인 신아라가 악장으로 중심을 잡을 예정이다. 서울시향의 비상근 수석 중에는 트롬본의 앙투안 가네 제1수석이 참여하며 트럼펫 수석인 알렉상드르 바티, 팀파니 수석인 아드리앙 페뤼송은 개인 일정으로 이번 공연에는 불참한다.

한편 서울시향은 정 전 감독이 지휘하기로 예정된 총 9개의 정기공연 중 1월 공연을 제외한 잔여 6개의 공연에 대해 올 상반기 대체 지휘자를 확정 발표해 관객 혼선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정 전 감독의 남은 연주회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의 협연(7월 15일), 브람스 ‘교향곡 2번’(8월 24·25일), 브람스 ‘교향곡 1번’(12월 9일),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12월 28·29일)이다. 티켓가격은 1만~7만원. 158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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