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포털도 털렸다..3500만 정보유출 피해 우려(종합)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중국발 해킹으로 사상최대 규모인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지난 2008년 옥션의 1800만 회원정보 유출의 2배 수준인데다가, 세계 최고 수준의 개인정보보호 기술을 자랑해온 국내 3대 포털인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회원정보가 유출돼 업계와 사용자 모두 충격에 빠졌다.

28일 SK컴즈(066270)에 따르면 지난 26일 해킹으로 3500만 네이트·싸이월드 회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유출된 정보는 암호화된 주민번호, ID, 암호화된 비밀번호,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 등이다.

◇최고 보안수준 포털까지..충격 국내 포털사이트는 가장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보호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SK컴즈는 "해킹은 없다"고 자신 있게 밝혀왔다.

그러나 국내 사이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보안체계를 갖춘 네이트마저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 앞으로 해킹으로 인한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SK컴즈는 지난 26일 개인정보가 유출됐음에도 이를 곧바로 인지하지 못하고, 28일에야 해킹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SK컴즈는 중국발 해킹으로 인한 서버해킹인지, 아니면 사용자들의 PC를 통한 해킹인지 여부도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수사당국에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에 결과가 나온 뒤 정확한 것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SK컴즈가 네이트와 싸이월드를 통합함에 따라 이번 해킹의 피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포털 네이트의 회원은 3300만명, 싸이월드 회원은 2600만명으로 두 사이트가 통합됐기 때문에 3500만명이라는 사상최대 숫자를 기록한 것.

이 때문에 사이트 통합으로 더욱 강화돼야 할 보안체계에 SK컴즈가 소홀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민번호 안전할까..2차 피해 우려 이번 개인정보 유출은 ID와 휴대폰 번호, 이메일주소부터 암호화된 주민번호와 비밀번호까지 거의 모든 정보가 유출돼 파장이 더욱 클 전망이다.

특히 주민번호와 비밀번호가 해독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방통위는 "주민번호와 비밀번호는 암호화돼 저장돼 해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주민번호와 비밀번호가 해독되지 않는다고 해도 휴대폰 번호와 이메일 주소는 그대로 노출돼 보이스피싱과 스팸메일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 만약 주민번호와 비밀번호가 해독된다면 대규모 금전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주민번호와 비밀번호를 해독하는 것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해독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이를 해독하려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유출 반복..`언제까지?` 이미 지난 2008년 1800만명에 이르는 옥션 회원들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있었음에도 3년 만에 2배 규모에 이르는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논란이 또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국내 웹 서비스 사업자는 제한적 본인확인제 도입에 따라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의무적으로 보관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웹사이트들은 해커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등 해외 서비스들은 주민번호나 전화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편이다.

업계는 이처럼 개인정보를 웹사이트 제공자가 수집하는 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등에서는 보이스 피싱에 활용하기 위해 전화번호를 사고파는 일이 흔하다. 개인정보가 곧 돈이 되기 때문에 국내 사이트를 노린 해킹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보안체계를 강화해도 해킹 수법 역시 발전하고 있어 안전하지 않다"며 "개인정보를 쌓아두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SK컴즈, 26일부터 해킹당해..28일 새벽께야 인지(상보) ☞네이트·싸이월드도 털렸다..3500만 회원정보 해킹(상보) ☞"네이트·싸이월드와 동일ID·비번 쓰면 변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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