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28일 베트남 1호점인 호치민 고밥점을 열었다. 지난 2011년 1월 중국 광띠엔점을 연 이후 4년 만에 내는 해외점포다. 매장은 2개층 총 1만560㎡ (3200평) 규모로 철저하게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매장을 선보였다.
중국 사업 실패 이후 그동안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해 온 이마트로선 베트남 시장 성공 여부에 따라 라오스·인도네시아·미얀마 등으로 진출할지를 실험하
이마트의 중국 시장 실패는 현지 유통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점포확장 등 외형을 키우는 데만 집중한 채 중국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국사업 실패 이후 이마트는 해외 출점을 중단한 채 국내시장에 집중했다.
이마트는 4년 만의 해외 진출 복귀 무대로 베트남을 택했다. 중국에서의 실패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마트 베트남 점포는 동남아시아 시장 가능성을 실험하는 자리”라면서 “사업 성패에 따라 다른 동남아 국가로의 추가 진출을 고려 할 것이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에 있는 우수 한국 상품을 온라인과 유선 주문을 통해 매장에서 고객 집까지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도입해 롯데마트 등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또 중국시장 실패를 교훈 삼아 베트남 진출에서 ‘현지화’를 모토로 내세웠다. 우선 300명 가량되는 점포직원의 95% 이상이 현지인이다. 또 베트남의 오토바이 이용률이 80%가 넘는 점을 감안해 오토바이 1500대·자동차 15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지역 최대 규모의 주차장을 마련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글로벌화, 현지화, 조직관리 세 가지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베트남에서 글로벌 이마트의 성공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이런 부담에도 불구 베트남을 두 번째 진출무대로 택한 이유는 성장가능성이다. 우선 올해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6.5%에 이를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여기에 1호점이 위치하는 고밥시는 1㎢ 당 인구는 2만8000명으로 호치민(4000명)보다 7배나 높고 평균 소비지출 규모가 시 평균보다 33%를 웃도는 중산층 밀집 지역이다.
이마트는 고밥점을 시작으로 향후 호치민 시내에 2호점을 여는 등 점진적으로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미 호치민 공항 인근 턴푸 지역에 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베트남 시장을 교두보로 삼아 라오스·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까지 선점할 계획이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는 “이마트 고밥점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새로운 쇼핑 시설과 문화를 선보여 베트남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