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 앞둔 농부, 척추건강 빨간불 '척추관협착증' 주의

  • 등록 2015-09-07 오후 2:03:01

    수정 2015-09-07 오후 2:03:0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한 평생 농사를 짓고 살아온 농부 이씨(73)는 재작년부터 조금씩 허리통증이 나타났지만, 치료할 시간이 없어 파스를 붙이며 생활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추수를 앞두고 다리가 심하게 저리고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져 일손을 놓은 경우가 많아졌다.

이씨가 앓는 병은 농부병이라고 불리는 ‘척추관 협착증’이다.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수록 척추 안쪽에 신경다발을 보호하는 척추관이 조금씩 좁아져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하여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농사일을 하는 농촌지역 어르신들의 협착증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몸을 구부리고 앉아서 농사일을 하는 등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일을 하게 되면, 척추에 무리가 가게 되고, 이는 곧 노화를 빨리 진행하게 만든다. 그리고 대부분 병원을 방문하였을 때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병이 상당히 진행이 된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다빈도 질병순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7위를 차지한 척추관협착증(67,781명)이 2014년 10위(109,722명)로 수직 상승 했다. 특히 60~70대 연령층의 척추관협착증 환자 비율이 전 연령의 약 62.2%였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엉덩이 부위부터 통증이 시작되며 점차 허벅지가 당기고 저린감이 나타난다. 병이 진행될수록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짧아지고, 허리를 굽히면 척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증상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척추관협착증’ 질환을 앓고 있는 농부들은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환자가 생업을 위해 치료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 또한, 오래 서있거나 걷지 않고 일을 심하게 하지 않으면 통증이 줄어들고, 치료 받을 병원이 농촌에 마땅치 않아 병을 키우다가 적절한 방문시기를 놓치기 때문이다. 더불어, 척추는 아무리 아파도 수술을 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만연해 물리치료 등 비수술 치료만을 받을 경우 환자의 비용부담만 커지게 될 가능성도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치료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1단계는 증상이 심하지 않는 경우에 물리치료, 주사치료,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운동을 통해 근력을 강화시켜 협착증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유지한다. 보존적 치료를 3개월 이상 받아도 호전되지 않거나 환자의 증상이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불편을 끼친다면 ‘미니 풍선확장술’을 고려할 수 있다.

꼬리뼈 피부에 2mm 가량의 바늘과 함께 가느다란 카데터를 집어넣고, 이를 통해 좁아진 신경통로나 유착이 심한 곳에 카데터 끝에 위치한 풍선을 부풀려 직접 확장 후 약물을 투입하여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법이다. 20분 정도 시술시간이 소요되며 별도 입원기간이 필요 없다. 출혈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당뇨 또는 고혈압, 고령의 환자에게도 충분히 시행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는 비 수술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나 근력저하, 감각이상, 보행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최소침습법으로 현미경하 감압술, 척추유합술 및 고정술 등 다양한 방법의 수술을 환자의 상태에 맞게 시행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의 가장 큰 목적은 다리 저림이나 골반의 통증 없이 서있거나 걸을 수 있는 시간을 정상적으로 늘려주기 위해서이다.

이동찬 안양 윌스기념병원장은 “쪼그리고 앉아서 일을 하는 것이 허리에 가장 무리가 되기 때문에 농사를 짓는 분들이 장시간 한 자세로 일하는 것 보다 자주 쉬면서 자세를 바꿔주고, 의식적으로 허리를 펴야 한다. 또한, 맨 바닥에 양반다리를 한 상태로 앉아있는 자세는 허리에 굉장히 무리가 가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으며 시골에서도 가능한 의자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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