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가 앓는 병은 농부병이라고 불리는 ‘척추관 협착증’이다.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수록 척추 안쪽에 신경다발을 보호하는 척추관이 조금씩 좁아져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하여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농사일을 하는 농촌지역 어르신들의 협착증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몸을 구부리고 앉아서 농사일을 하는 등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일을 하게 되면, 척추에 무리가 가게 되고, 이는 곧 노화를 빨리 진행하게 만든다. 그리고 대부분 병원을 방문하였을 때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병이 상당히 진행이 된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다빈도 질병순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7위를 차지한 척추관협착증(67,781명)이 2014년 10위(109,722명)로 수직 상승 했다. 특히 60~70대 연령층의 척추관협착증 환자 비율이 전 연령의 약 62.2%였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엉덩이 부위부터 통증이 시작되며 점차 허벅지가 당기고 저린감이 나타난다. 병이 진행될수록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짧아지고, 허리를 굽히면 척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증상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1단계는 증상이 심하지 않는 경우에 물리치료, 주사치료,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운동을 통해 근력을 강화시켜 협착증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유지한다. 보존적 치료를 3개월 이상 받아도 호전되지 않거나 환자의 증상이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불편을 끼친다면 ‘미니 풍선확장술’을 고려할 수 있다.
꼬리뼈 피부에 2mm 가량의 바늘과 함께 가느다란 카데터를 집어넣고, 이를 통해 좁아진 신경통로나 유착이 심한 곳에 카데터 끝에 위치한 풍선을 부풀려 직접 확장 후 약물을 투입하여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법이다. 20분 정도 시술시간이 소요되며 별도 입원기간이 필요 없다. 출혈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당뇨 또는 고혈압, 고령의 환자에게도 충분히 시행할 수 있다.
이동찬 안양 윌스기념병원장은 “쪼그리고 앉아서 일을 하는 것이 허리에 가장 무리가 되기 때문에 농사를 짓는 분들이 장시간 한 자세로 일하는 것 보다 자주 쉬면서 자세를 바꿔주고, 의식적으로 허리를 펴야 한다. 또한, 맨 바닥에 양반다리를 한 상태로 앉아있는 자세는 허리에 굉장히 무리가 가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으며 시골에서도 가능한 의자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