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고 실망스러운 연설"…美정치인들, 아베에 쓴소리

마이크 혼다 美 연방 하원의원 "책임회피 부끄럽고 충격적"
외신 반응 '담담'..'미국에 사과했으나 아시아와 대화해야"
  • 등록 2015-04-30 오전 11:26:29

    수정 2015-04-30 오전 11:26:29

출처=AP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일본인 최초로 미국 의회 연설무대에 오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끝내 아시아 국가들에 사과하지 않았다. 태평양 전쟁에서 희생당한 미국인들을 향해서는 깊이 반성했지만,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는 모호한 말투로 책임을 회피했다. 그의 사과를 받기 위해 의회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사과를 듣지 못한채 발걸음을 돌렸다.

아베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일본과 일본 국민을 대신해 2차 세계대전에서 숨진 모든 미국인의 영혼에 깊은 애도를 보내며 가슴속 깊이 회개를 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를 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베 총리가 진주만 공격과 태평양 전쟁을 발발한 것을 언급하면서 매우 감정적인 연설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게는 과거사에 대한 책임을 모호한 말투로 피해갔다. 연설에서 과거형을 쓰거나 ‘침략전쟁’ 대신 ‘우리의 행동’이라고 표현했고, ‘사과’라는 단어는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되레 “일본은 1980년대부터 한국, 대만, 아세안 국가들이 발전하고 이후 중국이 발전할 때 헌신적으로 자본과 기술을 투자해 그들의 성장을 도왔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의 연설을 접한 미국 의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존 매케인 미국(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연설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훌륭한 연설이었다”며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한 중요한 단계로 나아갔다”고 말했다.

반면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아베 총리가 합동연설에서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연설에 초대하기도 한 혼다 의원은 “책임을 회피한 그의 연설은 매우 충격적이고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일갈했다.

주디 추 캘리포니아 의원 또한 “위안부 여성을 향한 직접적인 사과가 없었다는데 믿을 수 없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각국 외신들은 담담한 어투로 연설 소식을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베 총리는 아시아 국가들에게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한인 단체나 퇴역 군인들이 기대했던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전했고, 타임지는 “미일 관계가 강화될 수록 미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민주 동맹에서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아베는 미국과 대화하길 원하지만, 중요한 건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모두 듣고 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이크 그린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부문 이사는 “이번 아베 연설의 관전 포인트는 그가 일본과 한국간 긴장을 완화할 것이냐와 워싱턴과 동북 아시아간 동맹관계 두가지”였다며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딱 예상한 정도의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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