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 국정원 협력자 유서 전문

  • 등록 2014-03-07 오후 3:47:06

    수정 2014-03-07 오후 3:47:06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으로 관련 검찰 수사를 받다 지난 5일 자살을 시도한 60대 탈북 중국인 김모 씨가 A4 용지 4장 분량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김 씨는 청와대와 야당, 검찰, 자신의 아들에게 각각 한 장씩 유서를 남겼다.

그는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글에서 국정원을 비판했다. 김 씨는 박 대통령에게 “지금 국정원은 ‘국조원(국가조작원)’”이라며 “이름을 ‘국민생활보호원’ 등으로 바꾸고 거기에 맞게 운영하라”고 요구했다.

야당에는 “저의 사건을 창당에 악용하지 말라”며 “사자성어 하나 드린다”고 언급했다. 그가 남긴 단어는 ‘大公無事(대공무사, 대의를 위해 사사로움에 치우치지 않고 공평무사하게 일을 처리한다는 뜻)’였다.

김 씨는 검찰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노 아무개 부장님 죄송합니다, 매일 저녁 밤새우며 수고하시는 검사님들 과연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라며 “이번 사건 잘 마무리하시고 건강관리 잘하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유서 말미에는 “유우성은 간첩이 분명하다”며 “증거가 없으니 처벌이 불가능하면 추방하라”고 부탁했다.

그는 두 아들에게 이번 의혹과 관련한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이제 떳떳하게 살 수 없다”며 증거조작 문제로 괴로워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또 “국정원에서 받아야 할 금액이 있다. 2개월 봉급 600만 원과 가짜서류제작비 1000만 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고비? 이 돈은 받아서 쓰면 안 된다, 깨끗하게 번 돈이 아니다”며 “그래도 (국정원에서) 주겠다고 약속했던 것이니 받아서 한국 시장에 앉아 채소파는 할머님께 드리라”고 했다. 그는 국정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하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김 씨의 유서 전문

◇ 박근혜 대통령과 야당 인사에게 남긴 유서

박 대통령님

남북통일 미루시고 대한민국 먼저 통일하세요

국정원개혁보다 바꾸시는 것이 좋겠네요

지금 국정원은 “국조원”입니다

이름을 “국민생활보호원”, “국보원”이라든가

이름을 바꾸고 거기에 맞게 운영하세요

안철수 의원님, 김한길 대표님

이번 저의 사건을 도 창당에 악용하지 마세요

입 다물고 새겨보세요

만약 저의 사건을 또다시 정치에 이용하려

떠든다면 제가 하늘에서 용서안할 것이에요

제가 사자성어 하나 드릴께(게)요

대공무사(大公無事)

큰 통합도 이루고요 새누리당과도 통합하세요

모두가 하나의 목적이던데요

부탁드립니다

2014.3.6

◇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장이던 노정환 외사부장에게 남긴 유서

노정환 부장님

죄송합니다 매일 저녁 밤 세(새)우며 수고하시는

검사님들 과연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나는 이번에 똑똑히 보았습니다

이번 사건 잘 마무리하시고 건강관리 잘하세요

건강하세요

그리고 유우성은 간첩이 분명합니다

증거가 없으니 처벌이 불가능하면 추방하세요

2014.3.6.

◇ 아들들에게 남긴 유서

사랑하는 아들 00, 00

나는 오늘까지 떳떳하게 살았다

그런데 이제는 떳떳하게 살 수 없어

이것이 내가 떠나는 이유야.

너희들은 떳떳히(이) 살아야해

화목하고 어머니 잘 모시고

00, 00, 00, 00아 미안하다.

건강히 잘커 착한사람되(돼)야해

00여 한가지 부탁이 있다.

나는 누구한테도 빚이 일전도 없어

그런데 대한민국 국정원에서 받아야 할 금액이 있다

2개월 봉급 300x2=600만원,가짜서류제작비 1,000만원

그리고 수고비? 이 돈은 받아서 니가 쓰면 안돼

깨끗하게 번 돈이 아니야

그래도 주겠따(다)고 약속을 했던 것이니

받아서 한국시장에 앉아서 채소파는 할머니들께 드려

나는 한국에 와서 보니 그분들이 정말 존경스럽고

예쁘더라 부탁이다

그리고 나의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준 분들에게

대신 인사드려 대신 가끔 찾아보기도 하고

그리고 변호사를 위탁해

제(내)가 검찰 국정원에서 진술한 내용을

보고 국정원 상대 손해배상청구를 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에(의) 공장은 버려라

너무 힘들게 일하는 모습이 안타깝구나

20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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