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서울 집값이 두 달째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서울 강남권 집값은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가격은 전달 대비 0.02% 상승했다. 상승세는 유지했지만 2월(0.03%)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0.06% 떨어진 아파트값이 전체 주택 가격 상승률을 끌어내렸다. 반면 연립주택 가격은 0.21% 올라 평균보다 크게 상승했다.
| (자료=한국부동산원) |
|
서울 집값은 0.01% 하락,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떨어졌다. 다만 낙폭은 2월(-0.04%)보다 줄어들었다. 서초구(0.11%)와 용산구·송파구(각 0.06%), 강남구(0.02%) 등에서 고가 아파트값이 오른 영향이다. 재건축 규제 완화, 다주택자 세금 경감 등을 공약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최근 이들 지역 고가 아파트 시장은 기대감에 차 있다. 용산구는 여기에 더해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지역 개발 전망이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반해 노원구(-0.07%)와 성북(-0.03%), 마포구(-0.02%) 등 강북 대부분 지역에선 집값이 한 달 전보다 뒷걸음질쳤다.
수도권 전체 집값은 0.04% 하락해 2월(0.03%)보다도 내림폭이 커졌다. 2월 0.04% 상승했던 인천 집값이 지난달 들어선 0.06% 하락했기 때문이다. 경기 지역 주택 가격도 0.06% 하락해 2월(-0.04%)에 이어 두 달째 빠지고 있다. 시흥시(-0.42%)와 화성시(-0.40%), 오산시(-0.38%), 인천 연수구(-0.36%) 등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비수도권 집값은 0.07% 상승했다. 광역시 지역과 세종에선 각각 0.06%, 0.64% 하락했으나 도(道) 지역에서 0.16% 올랐다. 경남(0.28%)과 전북(0.25%), 강원(0.18%)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지난달 전국 주택 전세 가격은 0.02% 하락했다. 2019년 9월 이후 첫 하락이다. 비수도권(0.04%)은 오름세를 유지했지만 수도권에선 0.08% 빠졌다. 주택 유형별로는 연립주택(0.09%)이나 단독주택(0.06%) 전세 시세는 오른 반면 아파트 전세 시세는 0.18% 하락했다. 최근 아파트 전세 물건이 누적되고 있는 데다 전세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전세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게 부동산원 설명이다.
전세와 달리 월세 시세는 0.14% 상승, 2월(0.13%)보다도 오름폭이 더 커졌다. 수도권(0.15%)과 비수도권(0.13%) 모두 오름세다. 주택 유형별로 봐도 아파트·비아파트 가리지 않고 월세 시세가 올랐다. 부동산원은 전셋값이 아직 부담스러운 데다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전세 수요가 월세로 일부 옮겨갔다고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