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많은 기업이 러시아와의 거래를 단절한 뒤 캐나다가 대체공급지로 부상하고 있다. 캐나다는 러시아와 유사한 기후와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으며 원유, 밀, 우라늄, 니켈, 탄산칼륨 등 주요 수출품목도 비슷하다.
| 테레자 크리스티나 브라질 농업부 장관.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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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농업국인 브라질 정부는 최근 비료의 주요 원료인 탄산칼륨의 공급을 확보하고자 테레자 크리스티나 농업부 장관을 캐나다에 급파했다. 탄산칼륨의 36%를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50% 가량을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들여오고 있었는데 러시아와의 무역 길이 가로막히자 빈 곳을 캐나다산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탄산칼륨 생산업체 뉴트린(Nutrien)은 크리스티나 장관과의 만남 후 올해 전년 대비 10% 이상 늘린 1500만톤의 탄산칼륨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크리스티나 장관은 공개 성명을 통해 “우리는 공급망의 모든 통로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캐나다와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발표했다.
일부 나라는 충분한 국내 곡물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정학적 혼란과 식량난에 대비하기 위해 캐나다에 곡물 추가 수출을 요청하고 있다. 캐나다 곡물 업체 AGT푸드의 무라드 알카티브 최고경영자(CEO)는 캐나다산 곡물에 대한 수요가 터키, 알제리, 튀니지 등에서 급증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가 캐나다로 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WSJ는 이같은 수요 급증을 캐나다의 공급과 운송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짚었다. 지난해 가뭄으로 밀, 유채 등 작물의 생산량이 급감했으며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누적된 재고의 상당량을 처리하면서 운송 컨테이너도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편 캐나다는 수출 호황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나단 윌킨슨 캐나다 천연자원부 장관은 지난주 파리에서 열린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의에서 여러 국가 당국자들이 우라늄, 농산품, 탄산칼륨 등에 대한 거래를 문의했다면서 “러시아가 공급해온 상품 중 캐나다가 장기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