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림픽 끝날때까지 침공 기다려달라…러시아에 요청"

“러시아, 우크라 침공시기 우연 아닐 것"-NYT
시진핑-푸틴 간 논의 여부는 확인 안돼
고위급 소통으로 침공 계획 알고 있었을 것
러, '올림픽 휴전결의' 위반…패럴림픽 주목
  • 등록 2022-03-03 오전 10:37:14

    수정 2022-03-03 오후 8:37:12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이 러시아 측에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우크라이나 침공을 늦춰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관계자를 인용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2월 초 러시아 정부에 이 같은 요청을 했으며 이 기밀문서는 서방의 정보 당국에 의해 수집됐다.

블라드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중국외교부/신화사
미국과 유럽 관리들은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림픽 직후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것이 단순한 우연이라는 것을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기간 러시아가 조지아(그루지야)를 침공했고 당시 이는 중국 관리들을 화나게 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이번에 더욱 철저한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확장 중단 등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의 고위 관계자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는 정보의 신뢰성은 상당한 수준이며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NYT는 평가했다.

실제 중국이 지난달 20일 베이징동계올림픽 폐막식을 연 다음날인 21일 푸틴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했다. 이어 24일 본격적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같은 질문에 대해 “이러한 주장은 근거 없는 추측이며 중국을 비난하고 비방하려는 의도”라고 부인했다.

지난달 4일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 현장에 도착학 푸틴 대통령. (사진=AFP)
중국은 외교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자는 미국 정부의 협조 요청도 거부해왔다. 미국은 지난해 말부터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친강 주미 대사에게 전쟁 방지 노력에 동참해 달라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 자료까지 제시했지만, 오히려 중국은 이 같은 자료를 러시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러시아는 올림픽 폐막 이후 침공을 단행했지만 이미 유엔(UN)의 ‘올림픽 휴전결의’를 위반했다. 지난해 12월 유엔은 총회에서 올림픽 개막 7일 전(1월 28일)부터 패럴림픽 폐막 7일 후(3월 20일)까지 휴전 기간으로 선포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러시아를 강력히 규탄하고, 푸틴 대통령 등 주요 러시아 정부 인사들의 올림픽 훈장(Olympic Order)을 철회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은 오는 4일 개막한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무차별 폭격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가 패럴림픽 개막식 직전에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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