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보사, 아시아 국영기업에 눈독

삼성생명, 베트남 '바오비엣'에
보험지분 투자의견 타진 나서
한화생명, 인니 국영은행 노크
보험사업 지분 본입찰 눈앞
  • 등록 2015-08-30 오후 5:09:58

    수정 2015-08-30 오후 5:47:06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국내 생명보험사가 아시아 시장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해외시장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기도 했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소유하고 있던 국영기업의 민영화로 ‘쓸만한’ 매물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그러나 현지 금융법규와 외국 대형 보험그룹과의 인수경쟁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베트남 국영 금융기업인 바오비엣(Bao Viet)에 지분투자 의견 등을 타진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베트남 시장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바오비엣그룹과 만났다”며 “아직 초기 단계라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베트남 하노이에 사무소를 개설한 삼성생명은 그 이후 지점 설치 등 영업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이는 베트남 보험시장의 성장세에도 영업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트남 수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상당해졌고 종업원 수도 10만 여 명에 이르는 등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을 상대로 ‘인하우스(내부)’ 영업만 해도 베트남 보험시장의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은 이와 함께 중국은행(BOC)과 함께 새로운 법인을 출범시켜 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기존 법인명도 ‘중항삼성’에서 ‘중은삼성’으로 변경키로 했다. 삼성생명은 중국은행과의 협상을 통해 중국은행으로부터 추가 출자를 받았으며 중국은행이 영업하고 있는 중국 전역 1만여 개의 지점을 통해 삼성생명의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한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국영은행 BRI(Bank Rakyat Indonesia)의 보험사업 부문의 지분 인수를 위해 해외 보험그룹과 치열한 인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2년 인도네시아 보험사인 몰티코의 지분 80%를 인수한 한화생명은 2013년부터 현지법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국영은행 BRI의 보험사업부문 지분(최대 39%) 인수적격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된 후 본입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는 일본의 도쿄마린홀딩스, 프랑스의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벨기에의 아게아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도네시아 금융법규상 금융사의 무분별한 난립을 막기 위해 한 지배주주가 2개 이상의 은행이나 보험사 등을 소유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만약 한 주주가 2개 이상 금융사의 지배주주가 되면 두 회사를 합병하거나 금융지주사를 설립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은은행권에만 적용했으나 지난해 10월부터 보험까지 확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그동안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로 인도네시아를 꼽고 해외진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그룹차원에서 인수전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과 한화 이외에도 신한생명이 첫 해외시장 진출 지역으로 베트남을 정하고 하노이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신한생명은 3년 안에 베트남 내 신한은행 영업망(현재 12개 지점)과 연계해 보험 상품 판매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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