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장에 쏟아지는 강남3구 주상복합 아파트들

경매 나오는 비율 일반 아파트의 두 배
고가 대형평형 매수자층 얇아 낙찰가 낙폭 큰 편
  • 등록 2012-03-21 오후 4:18:45

    수정 2012-03-22 오후 6:26:01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22일자 30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이진우 기자] 지난 3월 12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주상복합 롯데캐슬 골드 187.7㎡가 법원경매에서 15억11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7월 감정가 28억원으로 경매에 넘겨졌으나 3회 유찰된 끝에 당초 감정가의 53% 가격에 겨우 주인을 찾았다.

한 달 전인 2월7일에는 서울 서초구의 주상복합 아크로비스타(205㎡)가 17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역시 27억원의 감정가를 달고 경매에 나왔지만 2회 유찰된 끝에 감정가의 64%에 팔렸다.

한 때 부의 상징으로 불리던 서울 강남권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경매시장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관계자는 "주상복합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는 것과 맞물려 경매시장에도 유명한 주상복합아파트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낙찰되는 가격도 강남3구의 일반아파트들의 낙찰가율이 80%(2월 기준)인 것에 비해 주상복합아파트는 70%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들어 경매로 나온 강남3구 아파트는 모두 310건. 이 중 40건이 주상복합 아파트다. 강남3구의 전체 아파트들 가운데 주상복합아파트는 7% 정도지만 경매시장에 나온 강남3구 아파트들 중에는 13%가 주상복합아파트인 것. 강남3구에서는 일반 아파트보다 주상복합 아파트가 경매에 나오는 확률이 두 배에 가깝다는 뜻이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경매에 많이 나오는 아파트들은 대개 대출을 많이 끼고 구매한 아파트들인 경우가 많다"면서 "부동산 거품기에 주상복합아파트에 투기수요가 더 많이 몰렸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3구 주상복합아파트들 가운데 경매시장에 가장 많이 나오는 아파트는 강남구 도곡동 대림아크로빌(총 490세대)로 지금까지 28건이 경매시장에 나왔다.

분양 당시 삼성동 아이파크,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보다 분양가가 높았던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757세대) 역시 지금까지 25건이 경매 시장에 등장했고 지금도 3건의 경매가 진행중이다.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400세대)도 현재 진행중인 2건을 포함해 총 22건이 경매 매물로 등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불경기에는 수요층이 적어 경매시장에 매물이 등장할 경우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경매가 아닌 일반 거래에서도 급매물을 팔기 위해서는 가격을 많이 낮춰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역대 최고가 대비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진 아파트는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타월팰리스1차(전용 165㎡)로 2007년 9월 33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1월에는 18억8550만원에 거래돼 차액이 무려 14억545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팀장은 "중대형 주상복합은 큰 집을 선호하지 않는 트렌드와 단열 미비로 인한 높은 관리비 등으로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가격 반등은 쉽지 않아보인다"면서 "과거에는 커뮤니티 시설 등이 특화된 서비스였는데 최근에는 다른 아파트들도 다 제공하는 서비스이고 향후 재건축도 쉽지 않아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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