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만 되면 치매 노인이 배회하는 이유는

  • 등록 2012-03-06 오후 3:37:50

    수정 2012-03-06 오후 4:42:55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지난 1월 강원도 강릉의 한 야산에서 길을 잃고 쓰러진 80대 치매 노인이 풍산개에 의해 구조된 사건이 발생했다. 치매를 앓고 있던 노인은 풍산개와 함께 산책을 나간 뒤 길을 잃고 쓰러졌다. 쓰러진 채 저체온 상태로 방치됐지만 풍산개가 쓰러진 할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은 채 언 몸을 녹여줘 불상사를 피할 수 있었다.

치매 환자들 중에는 밤중에 길거리를 배회하다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야산에서 추락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들이 밤이 되면 집 밖으로 뛰쳐나가는 이유가 뇌기능 저하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윤기 서울시 북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6일 “뇌기능 저하로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못하게 되면 이에 대한 욕구불만이 밤중에 배회하는 것으로 표출된다”고 말했다.

전두엽 기능이 저하된 경우 실행기능에 장애가 생겨 당면한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목이 마르면 냉장고에 가서 물을 꺼내 마셔야 하는데 뇌기능이 저하돼 이러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데 곤란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치매 노인들은 갈증에 대한 욕구 불만을 밤 중에 배회하는 것으로 표출한다. 두정엽의 기능이 저하돼 공간지각능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도 집 밖으로 뛰쳐나가 배회하게 된다. 평소 자신이 살던 집 안에서도 길을 잃어 헤맬 수가 있다.

표현력이 부족한 치매 노인들은 욕구불만을 배회하는 것으로 표출한다. 배고픔, 배변이 자유롭지 못한 욕구불만이 해가 지면 배회하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밤중에 돌아다니는 치매 노인들 중에는 통증이 있거나 감염 등으로 몸이 불편한 경우도 있다. 이 때 욕구를 채워주면 밤중에 배회하는 횟수나 정도가 줄어들 수 있다. 점심시간 후에 특히 초조감을 보이는 치매 노인이 낮잠을 재우면 문제행동이 줄어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치매 노인의 심야 배회가 문제인 이유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 환경을 정돈해 사고 발생 위험을 최대한으로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밤에도 항상 집 안에 등을 켜놓고, 출입문에는 잠금 장치를 설치한다. 문이 열리면 멜로디 소리가 나는 장치를 설치해 놓는 것도 필요하다. 손이나 발을 묶는 억제대의 사용은 최대한 줄이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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