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에 이어 현대증권(003450)이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를 선언하고 나서자 증권업계에서는 `제살깎기식`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수익률 부담만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랩 상품 특성상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비용부담이 큰 만큼 고객 유치를 위해 과도하게 수수료를 낮출 경우 시장 형성단계인 자문형 랩 시장이 고사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삼성증권(016360) 관계자는 "아직까지 자문형 랩 수수료를 낮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랩 담당 인력을 50명으로 확충하고 전산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등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투자를 준비중"이라며 "수수료를 낮춰 수익성이 떨어지면 투자 역시 축소돼 상대적으로 고객에 돌아가는 서비스의 질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수수료를 낮춘 만큼 수익률을 높여야 고객을 붙잡을 수 있다는 부담이 새로 생겼다"며 "포트폴리오를 공급하는 자문사의 밸류를 끌어올려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나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다른 회사들도 아직까지는 랩수수료 인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 역시 "랩수수료는 펀드판매와 비교해 오히려 훨씬 더 높은 보수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펀드는 판매사가 판매만 담당하고 사후관리만 하면 되지만 랩 상품은 증권사가 운용업무 및 개별 고객의 자산운용참여까지 다 허용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훨씬 원가차원에서도 높은 비용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이 받는 서비스에 비해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되면 자연스럽게 다른 증권사로 옮겨가게 되어 있으므로 수수료는 시장기능에 맡겨두면 된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 ☞삼성-미래에셋, "내 주가 하늘이라면 넌 땅 이겠지" ☞미래에셋證 랩수수료 1%대의 진실은? ☞랩 수수료 인하? `문제는 서비스質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