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우루과이 대선 결선 투표 개표가 94.4%가 진행된 가운데 오르시 후보가 112만 3420표를 얻어 104만 2001표를 획득한 델가도 후보를 누르고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는 출구조사 결과에 부합한다. 앞서 여론조사업체 ‘시프라’(Cifra)는 오르시 후보의 득표율이 49.5%, 델가도 후보의 득표율이 45.9%로 각각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또다른 여론조사업체 에퀴포스 콘술토레스(Equipos Consultores)의 조사에서도 오르시 후보가 49%의 득표율로 델가도 후보(46.6%)를 앞섰다.
당초 현지언론들은 오르시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오르시 후보가 지난달 1차 투표에서 43.9%의 득표율로 델가도 후보(26.8%)를 크게 따돌리고 선두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오르시 후보가 속한 광역전선은 타바레 바스케스 전 대통령과 무히카 전 대통령을 앞세워 2004~2019년 집권했다가 2019년 루이스 라카예 포우(51) 현 대통령이 속한 국민당에 정권을 내줬다. 포우 대통령 역시 인기가 높은 편이지만 우루과이 헌법에 따라 재선이 불가능한 상태다. 오르시 후보의 승리로 좌파가 5년 만에 재집권하게 됐다.
델가도 후보는 시골 마을 수의사 출신으로 포우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으며 중도와 우파 성향 인사를 모두 포용하는 모습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1차 투표에서 3위(16.8%)를 차지한 안드레스 오헤다(40) 후보의 콜로라도당 등 보수파 정당들의 지원을 받아 결선 투표까지 진출했으나,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실제로 오르시 후보는 유세 기간 급진적인 개혁은 피하겠다는 모습을 보였으며, 델가도 후보 역시 현 정부의 정책적 일관성 및 안정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결국 우루과이 국민들이 기존 정권의 연속성을 더 선호하느냐, 안정적이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바라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린 것이다.
로이터는 “최근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등지에서 좌파 진영과 우파 진영 간 첨예한 이념적 대립이나 정치적 분열이 나타났던 것과 달리, 우루과이는 집권 여당인 보수 진영과 진보 연합 사이에서 (정책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비슷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며 “우루과이 유권자들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부유하고 활발한 경제적 혜택을 누렸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니콜라스 살디아스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수석 분석가도 “좌파인 광역전선의 세금 인상은 미국에서 트럼프와 해리스가 서로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몰아붙인 것과 달리 실존적인 문제가 아니다. 그런 문제는 우루과이에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