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 속 작년 인구이동 612.9만명…'수도권 쏠림'은 7년째 계속

통계청, 2023년 국내 인구이동통계 결과
작년 이동자 612.9만명…전년比 0.4% 감소, 이동률 12%
"고령화 따라 이동도 줄어들어, 주택 시장 침체도 영향"
'주택' 문제로 대부분 서울 떠나, 수도권 순유입 7년째
  • 등록 2024-01-30 오후 12:00:00

    수정 2024-01-30 오후 5:01:17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해 읍·면·동 경계를 넘어 거주지를 옮긴 인구가 전년 대비 2만여명 감소한 612만9000명으로 집계돼 4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령화 및 인구 감소로 인해 전체 이동자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주택 시장의 부진 등도 감소세 지속에 영향을 끼쳤다.

(자료=통계청)
통계청은 30일 ‘2023년 국내 인구이동통계 결과’를 통해 지난해 국내 인구 이동자 수가 전년 대비 0.4%(2만3000명) 감소한 612만9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구 이동자는 읍·면·동 경계를 넘어 거주지를 이동하고 전입신고를 한 사람을 의미한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인 인구이동률은 12%를 기록,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인구 이동자는 1974년(52만7969명), 이동률은 1972년(11.0%) 이후 최저치다.

인구 이동자가 줄어드는 것은 전체 인구 감소와도 흐름을 함께 한다. 임영일 통계청 사회통계국 인구동향과장은 “일본 등의 사례를 봐도 고령화·저출산에 따라 인구가 줄어들면, 인구 이동 역시 줄어드는 것은 일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패턴”이라며 “지난해에는 하반기에 들어 연초 대비 주택 거래량이 회복하면서,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들어 인구 이동이 조금씩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년 대비 주택 매매 거래량이 반토막(49.9% 감소)이 났던 2022년 국내 인구이동은 총 615만2000명을 기록, 전년 대비 14.7%(106만1000명)이나 줄어든 바 있다. 이는 1979년 이후 43년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11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51만701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늘어났다. 주택 시장이 전년 대비 소폭 회복세를 보이자, 인구 이동자 감소폭이 이에 따라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 인구 이동률은 20대와 30대에서 각각 22.8%, 20.1%로 가장 높았다. 60대 이상에서는 60대가 7.0%에 그쳤으며, 70대는 5.0%, 80세 이상은 5.6%로 낮았다. 전년과 비교하면 10세 미만에서 1.2%포인트가 증가한 13.4%를 기록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30대와 40대에서의 인구 이동률 역시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씩 증가했다.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약 3만1000명이 순유출로 빠져나간 가운데, 이중 60.5%는 경기도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다른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인구가 순유입되는 현상은 2017년 이후 7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에는 4만7000명이 순유입해 전년보다 1만명 넘게 그 폭이 늘어났다.

전국 인구 이동을 사유별로 보면 주택이 34%로 가장 높았고, 가족(24.1%)과 직업(22.8%)이 그 뒤를 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직업으로 인한 이동자 수가 4만1000명 줄어들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역별로 들여다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93개 시군구에서는 순유입이, 135개 시군구에서는 순유출이 이뤄졌다. 서울에서는 직업과 교육 등으로 인해 전입이 이뤄졌지만, 주택으로 인해 빠져나가 결과적으로는 순유출(-3만1000명)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부산·대구·광주 등에서는 직업으로 인해, 울산·전남에서는 교육으로 인해 순유출을 보였다.

시군구별 혁신 도시, 재개발 및 재건축 등 주택 상황은 유출과 유입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대구 중구는 순유입률 10.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으며, 경기 양주시(9.8%), 전북 완주군(6.3%) 순이었다. 대구 중구에서는 남산동 등 재개발이 완료됐고, 양주에는 옥정 신도시가, 완주군에는 혁신도시가 각각 인구를 끌어들였다. 반면 인천 계양구(-2.8%), 경기 광명시(-2.7%) 등은 순유출이 두드러졌다.

한편 같은 날 발표된 통계청의 12월 중 이동자는 51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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