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하 효과가 또다시 단 하루에 그치며 뉴욕 증시가 급락세를 타자 아시아 증시 역시 오전내내 조정에 시달렸다. 금융시장 전반이 다시 미국의 신용위기 우려에 휩싸이며 환율과 금리, 주식이 맥을 못추는 `트리플 약세`가 재연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로 갈수록 장중 하락분을 만회하는 견조한 흐름이 나타났다. 전날 미국 증시 급락을 이끈 원자재 가격 급락이 우리 증시에는 오히려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 가운데, 오후들어 중국 증시가 빠르게 치고 올라가자 투자 심리가 되살아 났다.
시장 예상대로 외국인은 하루만에 다시 팔자세로 돌아섰지만 최근 급락장때처럼 매도 공세를 키우지는 않았다. 오전까지 1000억원 이상 늘어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오후들어 꾸준히 수평선을 그리다 소폭 감소하면서 장막판 증시반전에 일조했다.
개인의 저가매수가 장을 떠받친데 이어 오후에는 기관도 프로그램 매수세를 강화하면서 수급 상 선순환이 이어졌다는 평가다.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16 포인트, 0.07% 오른 1623.39에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883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이 393억원, 기관이 350억원 순매수로 맞섰다. 프로그램 매매도 비차익 매수세가 1760억원 가까이 유입되면서 151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시총 상위주들도 등락이 뚜렷이 엇갈렸다. 환율 상승 수혜와 실적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IT주들이 강세를 지속했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2%대의 강세로 근 두달만에 60만원대를 회복했다. LG전자도 5일 연속 오르면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고 하이닉스도 2% 이상 강세를 보였다.
현대차(005380)아 기아차 등 자동차 관련주들도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과시했다. 쌍용차는 5%이상 올랐다. 원자재값 급락 소식으로 유가 급등세 역시 주춤하자 대한항공 등 항공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이밖에 건설주 약세 속에서 현대건설은 4%대의 강세를 보였고, CJ가 6%이상 오르고, 신세계, 삼성물산,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주들도 대부분 강세였다.
이날 상승 종목은 356개로 5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하락 종목은 424개, 하한가 종목은 1개였다.
한편, 사흘 강세에도 시장은 아직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긴 흐름 상으로 악재가 해소되어가는 과정으로 본다면 증시 급락세는 제한될 전망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신용위기와 관련해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으며 금융시장을 떠받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우리 증시 역시 1500선까지 내리면서 추가하락보다는 저가인식으로 완만하게 돌아서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또 "하루하루 등락에 연연한다면 여전히 어려운 장세지만 긴 흐름상으로는 악재가 해소되는 시각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간이 지날 수록 시장도 악재에 대한 내성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4월에 예정된 메릴린치의 실적이나 국내 어닝시즌을 감안할 때 단기적인 흔들림에는 여전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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