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몇몇 건설사에 국한된 얘기지만, 위험한 고비는 넘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롯데건설은 오는 28일께 1500억원 규모의 1년6개월 만기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조달한 자금은 오는 31일 만기도래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 상환 등에 사용된다.
롯데건설은 올해 들어 총 63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기관투자자들의 건설사 회사채 기피현상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채권발행에 성공한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이번에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는 5.55%. 채권평가사가 매긴 동일등급(A+) 평균금리에 비해 1%포인트 가량 높지만, 건설업계 중에선 비교적 낮은 금리에 자금조달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도 이어지고 있다.
한라건설(014790)(BBB+)은 오는 17일 1000억원 규모의 2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한다.
BBB 등급인 코오롱건설(003070)과 동부건설(005960)도 이달말 각각 400억원, 3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발행금리는 9%대로 높지만, 그간 회사채 발행이 거의 중단될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들은 가혹할 정도로 높은 금리를 물고 있지만 조달 자체를 성공하고 있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온기가 건설사 회사채 전반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몇몇 건설사 회사채가 발행될 수 있었던 것은 높은 금리에 대한 시장수요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며 "발행금리가 낮아지면 기관투자자는 물론이고 신협이나 개인 등 소액투자자들도 채권매입에 소극적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 채권영업담당자도 "크레딧 리스크(신용위험)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지만 최근 회사채 시장 전반의 거래가 뜸한 점이 눈에 걸린다"며 "당장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투자수요가 크게 확산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