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31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소매 판매액은 한 달 전보다 4.5% 줄었다. 8월에 2.0% 늘었다가 한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감소율은 2011년 2월(-5.5%) 이후 6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갤럭시 노트 7 판매 중지로 통신기기 판매가 부진했다”며 “올여름 폭염으로 8월에 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음식료품 판매 등이 급증했던 데 따른 반락(지수가 오르다가 갑자기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 효과도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8월 19일 갤럭시 노트 7을 출시해 9월 2일 리콜을 결정했다. 8월 말까지 많이 팔리던 제품이 9월부터 판매 중단에 들어가면서 소비 지표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다.
생산과 투자 지표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국내 전체 산업 생산량은 한 달 전보다 0.5% 줄었다. 올해 4월 -0.7%에서 5월 2.0%로 반등한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내려앉은 것이다.
특히 서비스업이 -0.6%로 올해 1월(-1.2%)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이며 전체 지표를 끌어내렸다. 유형별로 운수업(-3.1%), 도소매업(-1.8%) 등이 부진했다. 한진해운(117930)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등에서 비롯한 물류사태와 배춧값 등 물가 상승으로 소매업 생산이 주로 감소한 영향이다.
투자도 조정이 이뤄졌다. 지난달 설비 투자는 한 달 전보다 2.1% 줄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8월 투자가 13.4% 큰 폭으로 증가했던 데 따른 기저 효과다. 특히 건설 기성이 -4.7%로 5개월 만에 마이너스 증가율을 나타냈다. 8월 기성액이 9조 4110억원(물가 변동 효과를 제거한 불변가격 기준)으로 역대 최고액을 찍고 조정 국면에 진입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에는 노트 7 판매 중단, 8월 특이 요인 소멸 등 일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면서 소비·투자 등 내수가 조정받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추가경정예산과 10조원 규모 추가 경기 보강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민간 경제 활력을 높이는 등 경기 하방 리스크를 보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