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마트, 첨단 저장기술로 장마벽 넘는다

사과이어 수박과 상추에도 CA저장 기술 도입
장마철에도 수박 맛과 가격 그대로 유지
철마다 널뛰는 상추도 안정적으로 공급 가능
  • 등록 2014-07-08 오후 1:42:50

    수정 2014-07-08 오후 3:50:46

[이천(경기)=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온도, 습도, 산소량 등이 자동적으로 조절되는 특급호텔 방과 다를바 없습니다.”

이홍덕 이마트 후레쉬센터장은 8일 센터를 방문한 기자에게 저장고를 룸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온도와 산소,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조절할 수 있는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고는 특급호텔 룸과 비교했다. CA 저장은 낮은 온도와 함께 공기 중의 산소,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해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상용화된 저장 기술이다.

▲이마트 후레쉬센터 직원들이 CA 저장기술로 보관한 수박의 당도를 측정하고 있다.
이마트(139480)도 2012년 국내 최초로 CA 저장 기술을 도입해 사과와 배 등을 장기 저장해 안정적으로 시장에 공급해 왔다. 하지만 이마트가 최근 CA저장 기술을 수박과 상추 저장에도 활용하면서 이 분야에서 한발 앞서게 됐다.

이 센터장은 “수박은 장기 저장이 가능한 사과, 배와 달리 수확 후 꼭지가 쉽게 마르는 특성상 저장기간이 3일 이내로 매우 짧은 작물”이라며 “CA저장 기술로 수박을 최대 15일이상 보관하게 되면서 수박 유통 흐름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CA 저장고에서 10일간 보관한 수박과 기존 저온 창고에서 같은 기간 보관된 수박의 당도를 비교해 봤다. 저장기간은 똑같았지만 CA 저장고의 수박 당도는 13.9 브릭스로 기존 저장고 수박의 당도 9.5 브릭스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마트는 국민 채소인 상추에도 이 CA 저장 기술을 도입했다. 상추는 한번 비가 오면 3일동안 출하를 못해 공급이 달리고, 특히 여름철 바캉스 시즌에 수요가 급증해 상추가격은 늘 불안정했다. 지난해에도 장마철 가격이 평상시 대비 4배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CA 저장 기술로 상추 저장기간을 기존 2일에서 최대 15일까지 늘리는데 성공해 올해는 장마기간에도 장마 이전 가격으로 상추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도 장마철에 당도와 맛이 떨어지는 메론과 거봉, 천도 복숭아 등에도 CA 저장 기술이 도입됐다.

현재 이마트 후레쉬센터내 64개 저장고 중 19개가 CA 저장고다. 후레쉬센터가 한번에 보관할 수 있는 1만톤의 30% 정도인 3000톤이 CA 기술로 저장되고 있다. 이마트는 장기적으로 CA 저장 기술을 발전시켜 △자두, 천도복숭아는 3개월 이상 △수박, 메론은 25일 △상추는 최대 1개월까지 저장기간을 확대할 계획이다.

윤명규 이마트 물류담당 상무는 “장기적으로 가격 급등락이 심한 과일과 채소 전반에 CA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CA저장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안정적인 가격에 품질좋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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