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불복·선친 전철' 에 격분한 與…의사일정 중단도 검토

  • 등록 2013-12-09 오후 2:30:31

    수정 2013-12-09 오후 2:30:31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한 장하나 민주당 의원 제명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진행된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새누리당 지도부가 9일 민주당 의원들의 현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에 초강력 대응에 나섰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의 ‘대선불복’ 입장표명에 이어 양승조 최고위원의 ‘선친 전철’ 발언이 나오자 새누리당 지도부는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두 의원에 대한 규탄을 연이어 쏟아내는 등 초강경 모드로 전환했다. 4자회담으로 가까스로 정국 정상화가 되는가 싶었던 국회가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과 이를 문제 삼는 새누리당의 태도로 다시 어두워지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이날 두 의원의 발언을 규탄하는 긴급 의총을 열었다. 의총장 한 켠에 ‘민주당은 장하나 의원을 출당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을 정도로 지도부의 분위기는 강경했다. 특히 이날 오전 양승조 최고위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 “국정원을 무기로 신 공안통치와 신 유신통치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고 말한 것이 기름을 부었다.

황우여 대표는 “참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혹시라도 장 의원 개인의 생각이 아닌가 하는 실낱같은 생각을 할 수도 있었지만 오늘 아침에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어 놨다”며 두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황 대표는 “최고위원이라는 사람이 국가원수에게 저주 섞은 발언을 할 수가 있나. 말문이 막힌다”며 “국회 정상화 문서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이렇게 근본을 흔들 수 있는 지 참담한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내현안을 관할하는 최경환 원내대표는 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최 원내대표는 애초 아침 회의에서 장 의원의 발언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발언도 했다.

그는 “국회의원의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선불복 및 헌정질서 중단 발언이 나온 데 이어 명색이 최고위원이라는 사람들이 입에 담지 못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불행을 들면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저주를 퍼부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의 대선 불복종 운동이 짜여진 각본에 의해 서서히 행동에 옮겨진다는 강한 의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국민 앞에 직접 나서서 사과해야 하고 진정성을 인정 받으려면 장 의원의 사퇴 및 출당을 해야 인정을 받는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더 나아가 의원들을 향해 “이런 막말, 헌정질서 중단 발언이 계속되는 가운데에 국정원 개혁 특위를 비롯해 국회 의사일정을 계속 진행해야 할지 여부에 대해 의견을 말해달라”고 해 의사일정 중단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민주당은 청년 비례대표 의원에서 당 최고위원까지 대통령에 대한 저주의 굿판을 벌이고 있다”며 “민주당은 데드라인을 넘었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또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망언 규탄 결의문’을 채택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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