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車업계 "기존 고객만 특별히 우대합니다"

일반 혜택 줄이고 충성고객 특화 프로모션 강화
  • 등록 2013-03-07 오후 3:14:45

    수정 2013-03-07 오후 3:14:45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기존에 저희 차를 타셨던 고객은 특별히 우대합니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판매부진의 해법으로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산차 5사는 3월 들어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을 자제하는 대신 기존 고객에 대한 프로모션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불황기에 신차 없이 무리하게 판촉에 열을 올리기보다 판매관리비는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충성고객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국산차 5사의 올 1~2월 승용·SUV 판매량(대형상용차 제외)은 전년대비 5.0% 줄어든 18만9599대였다.

기아차(000270)는 이달부터 ‘쏘렌토 옛 고객 찾기’ 이벤트를 열어 쏘렌토를 갖고 있는 모든 고객이 쏘렌토와 K7, K9을 살 경우 30만원을 할인해 준다. 2002년 이전 등록 차량은 10만원이 추가 할인된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부터 2대째 기아차를 산 고객은 모델별로 10만~30만원을 추가로 할인해 준다.

르노삼성도 이달 들어 자사 차량 재구매 조건을 대폭 확대했다. 차종 및 재구매 횟수에 따라 최소 20만원에서 150만원까지 할인해 준다. 부모와 배우자의 부모, 자녀를 포함한 가족이 르노삼성 차량을 10회 이상 구매한 이력이 있고, 본인 역시 10년 이상 르노삼성을 탔다면 150만원을 할인받는다.
불황을 맞은 국산차 회사들이 기존 고객에 대한 할인 및 혜택을 늘리고 있다. 사진은 기아차가 K9 고객에 제공하는 기사 제공 서비스(총 3회) 프리미엄 쇼퍼 서비스 모습. 기아차 제공
현대차(005380)는 3월에 기존 쏘나타 하이브리드 고객의 4촌 이내 친인척이 동일모델을 구매할 경우 50만원을 할인해 주는 ‘에코 패밀리 이벤트’를 벌인다. 2~3대째 현대차를 사는 고객은 10만~50만원의 추가 할인혜택이 있다.

쌍용차(003620)는 기존 고객에 대한 혜택을 차종별로 10만~120만원 내걸었고 이와 별도로 노후차 반납시 120만원(코란도C·렉스턴W)을 보상해 주기로 했다. 한국GM도 1993년 이후 대우차를 포함한 기존 고객에 차종별로 10만~50만원 할인혜택을 준다.

반면 이달들어 유류비 지원 등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한 할인혜택은 대부분 그대로이거나 소폭 줄었다. 기아차 K3·K5에 20만원의 유류비 지원이 더해진 게 사실상 전부다. 특히 일부 차종은 2013년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옵션 추가를 이유로 가격을 소폭 인상했다. 이달 초 출시한 엑센트 2013년형은 20만~25만원, 카니발R은 65만원 가량 인상됐다.

이미 지난 1월 차량가격을 대폭 인하한데다 그 효과도 미미한 터여서 가격인하보다는 기존 고객의 충성도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한 회사 관계자는 “시장이 위축되고 신차도 없는데 구태여 무리한 프로모션을 펼쳐 수익성을 악화시킬 순 없다”며 “당분간 내수 시장에서는 기존 고객을 유지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늘어나고 있는 수입차 시장을 겨냥한 노력도 이어진다. 현대·기아차는 기존 수입차 보유고객이 자사 차량을 구매할 경우 30만~50만원을 추가로 할인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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