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號, 선장 바꿔 `글로벌도약 이룬다`

정만원 사장 내정..
`고전중 글로벌사업 성공열쇠 찾기` 미션
그룹내 ''해결사''로 통해
  • 등록 2008-12-19 오후 5:20:23

    수정 2008-12-19 오후 5:20:23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017670) 사령탑에 김신배 사장 대신 정만원 SK네트웍스(001740) 사장을 세웠다.

김신배 사장은 그동안 SK텔레콤을 무난하게 이끌어왔다. 각종 정책이슈나 요금인하 압력 등에서도 시장점유율 50.5%를 유지하며 수익성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정책, 시장, 내부를 잘 조율하며 신뢰를 받아왔다.
 
다만 SK텔레콤은 해외사업 성과에 대한 부담이 컸다. 이동통신 선도업체로서 포화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 개척에 어느 업체보다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서비스사업이 해외시장에서 안착하기 어렵다는 태생적인 부담 등으로 고전을 해왔다. 

미국 힐리오 사업실패를 비롯해 중국 차이나유니콤 지분투자도 어느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베트남 이통시장 진출도 가입자수는 증가세 이지만, 이익 측면에선 기대치에 못미치고 있다.

국내 이통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해외시장 진출은 필수 과제지만 쉽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최 회장은 SK텔레콤의 난제를 풀 새로운 인물로 정만원 사장을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정 사장은 워크아웃 상태였던 SK네트웍스를 4년만에 매출액 순위 6위 기업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SK텔레콤 `글로벌도약` 난제 풀어라

SK텔레콤이 의욕적으로 펼친 해외사업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우선 지난 2005년 미국 인터넷업체인 어스링크와 공동 출자해 합작법인을 설립한 힐리오는 결국 올해 버진모바일에 매각했다.

그동안 SK텔레콤이 투자한 금액은 4000억원이 넘는다. 2006년 5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힐리오는 2년간 가입자 수가 18만명에 그쳤다. 가입자 수가 적고 미국 전역에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면서 누적적자가 5000억원을 넘어섰다.

결국 SK텔레콤은 3900만달러(약 400억원)에 해당하는 17%의 버진모바일 지분을 받고 회사를 매각했다. 총투자금액의 10% 정도만 건진 셈이다.

중국 이동통신사업 성공여부도 미지수다.

중국 차이나유니콤 지분에 1조원을 투자했지만, 올해 중국 정부의 통신시장 구조개편으로 사업전망은 녹록치 않다. 구조개편 과정에서 차이나유니콤이 차이나네트콤을 합병, SK텔레콤과 스페인 통신업체 텔레포니카가 차이나유니콤의 공동 외국인 주주가 됐다.

최근에는 텔레포니카가 SK텔레콤을 제치고 차이나유니콤 2대 주주로 올라서 긴장시키고 있다. SK텔레콤의 차이나유니콤 지분율은 3.79%인 반면 텔레포니카는 5.50%다. 초기 차이나유니콤이 외국계 기업중에는 SK텔레콤 하고만 손 잡았지만, 혹시 SK텔레콤을 밀어내고 텔레포니카와 관계를 밀접히 하려는 분위기가 아닐까 하는 우려감이다.

베트남 휴대폰 사업도 만년 4위로 누적 적자가 늘고 있다.

베트남 사업의 경우, 가입자가 500만명을 넘어섰지만 실제 통신비를 내는 가입자는 130만명에 불과하다. 현지 통신요금이 워낙 저렴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

◇글로벌사업 숙제 맡은 `정만원 사장`

정만원 사장(사진)은 이 같은 SK텔레콤의 신성장 동력을 찾아낼 인물로 기대된다. 국내 이동통신 사업은 포화상태인 만큼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SK네트웍스 시절 쌓은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토대로 SK텔레콤이 해외사업에 진출, 성공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실제로 정 사장은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를 워크아웃기업에서 구출시킨 CEO로 평가받고 있다. 위기의 기업을 살린 특급 소방수인 셈. 하지만 그는 예상과 달리 정통 전문경영인이 아니다. 관료 출신이다.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77년 행정고시(21회)에 수석 합격했다. 문교부 행정사무관, 동력자원부 석유수급과장, 상공부 구주통상과장 등을 거치면 공직생활도 탄탄대로 였다. 동력자원부 공직 시절 부지기수로 잠을 안 자고 업무에 매진하는 열정은 관가에서 유명했다.

그러던 그는 17년 공직생활을 접고 94년 스카우트 제의에 SK그룹으로 입사했다. 첫 보직으로 SOC 추진본부 이사직을 맡은 그는 이후 승승장구 하며 SK㈜ 복합네트워크프로젝트 추진팀장(상무), 고객사업개발본부장을 역임했다. 95년부터 OK캐쉬백 사이트의 원형인 쇼핑몰을 구상했고, OK캐쉬백과 그 사이트를 기획해 SK에서 입지를 다졌다.

SK텔레콤과의 첫 인연은 지난 2000년이다. 그는 SK텔레콤 무선인터넷사업부문장 겸 m-파이낸스 사업본부장과 인터넷사업부문장을 맡기도 했다. 2003년 `SK글로벌사태`가 터지면서 정상화추진본부장으로 보직을 이동했고, 대표이사 사장까지 올라서며 기업회생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외부의 지배적 시각은 SK네트웍스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해외법인 부실 이외에도 주력사업의 시장 포화로 성장동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추된 기업이미지 제고도 난제였다.

하지만 정 사장은 내부 검토작업을 한 끝에 워크아웃을 야기한 주된 원인이 해외법인의 부실이라고 판단, 과감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40여개에 달하는 해외법인과 지사를 17개로 줄이고, 부실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무리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아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정 사장의 감성경영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SK네트웍스 사장에 취임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임원 부인들에게 결혼기념일이나 생일 때 편지를 보냈다. 그의 편지를 보면서 감격한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니다. 당연히 애사심도 커지고, 일에 대한 성취도도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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