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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5일 0시부터 28일까지 수도권 거리두기를 2단계(비수도권 1.5단계)로 한 단계 낮췄다. 이번 조정에 따라 수도권은 식당과 카페 등 오후 9시 운영제한 업종 43만 곳의 운영 제한 시간은 10시까지로 한 시간 연장됐다.
전국의 영화관과 PC방, 독서실, 학원,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48만 곳)은 운영시간 제한이 해제돼 24시간 운영할 수 있어졌다. 수도권에서 12주간 집합금지됐던 유흥시설, 콜라텍, 헌팅포차도 집합금지가 해제돼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허용된다.
오후 10시까지 영업시간이 연장된 식당·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이번 거리두기 조정을 환영하며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 송파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강모(71)씨는 “9시까지 영업을 했을 때는 저녁 이른 시간 방문한 테이블들만 받을 수 있었는데, 한 시간 연장된 만큼 2~3팀은 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힘들었는데 한 팀이라도 더 오면 반가울 것 같다”고 말했다.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 PC방 업주들도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동작구 한 PC방 점주는 “그동안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알바생들도 많이 줄였어야 했는데 24시간 영업을 할 수 있게 돼서 다시 직원들을 부를 예정”이라며 “코로나19 우려도 있으니 손님들이 바로 많아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전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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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위주로 영업을 하는 업종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조정에도 마냥 웃지 못했다. 송파구 먹자골목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김모(62)씨는 “노래방 업주들에게는 9시나 10시나 마찬가지”라며 “10시까지 열어도 3~4시간 영업을 하는 건데 매출도 없이 전기세만 더 나갈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와인바를 운영하는 A(30)씨도 “식당이나 카페는 10시까지 영업을 해서 매출 회복 효과가 바로 나타나겠지만 저녁장사 위주 주점들에는 그렇게 극적인 효과는 없을 거라고 본다”며 “아직 정부가 조심스러운 입장인 건 이해하지만, 자영업자들을 고려해 거리두기를 완화했다고 하는데 고려 받지 못하는 업종들이 생기니 아쉬운 건 사실”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씨는 “식당이나 호프집은 1,2차로 가니까 영업을 길게 할 수 있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게 아니니까 업종을 고려해서 유연하게 영업할 수 있도록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며 “손실보상도 얘기만 나오고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영업시간 제한도 형평성이 없으니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 완화에도 자영업자들은 그동안 예고해 온 집단행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코로나19 대응 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코인노래방·당구장·주점 등 업종에 밤 12시까지 영업을 허용해야 한다며 지난 8일부터 매일 자정까지 매장과 간판 불을 켜놓는 ‘점등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점등시위는 계속 이어가고 있으며, 오는 16일 방역당국과의 간담회에서 업종별 합리적 방역수칙 적용 등을 논의한 이후 향후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