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대차잔고 급증, 주가 조정 예고하나?

24일 기준 대차잔고 31.4조 규모
잠재적 공매도 물량 증가
대차잔고 증가한 반면 공매도비중 적은 종목 `주의`
  • 등록 2012-02-27 오후 2:35:23

    수정 2012-02-27 오후 2:35:23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올해 들어 대차잔고가 급증하면서 향후 공매도 출회에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증권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 이용한 후, 상환하지 않고 남아 있는 물량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대차잔고가 늘어나면 공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대차잔고는 31조43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말 대차잔고가 16조7492억원이었음을 고려할 때 2개월도 채 안돼 14조6830억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1월말까지 증가한 대차잔고는 계절적 측면이 강한 만큼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주식차입자가 기말배당과 주주권리를 주식대여자에게 귀속시키기 위해 연말에 대차잔고를 줄였다가 연초에 다시 늘린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12월 대차잔고는 11월말(27조8713억원)대비 11조1220억원 가량 감소했다.   문제는 2월 이후 급증한 대차잔고다. 1월말(26조5043억원)대비 5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005930)의 대차잔고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달들어 지난 24일까지 1조2523억원 급증했다. 이어 LG전자(066570)(3802억원) OCI(010060)(3145억원) 두산인프라코어(042670)(1881억원) 하이닉스(000660)(1553억원) 순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말 이후 증가한 대차잔고의 경우 일부 종목에 대한 신규 하락 베팅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국내증시의 상승이 강했다는 점과 대차잔고거래의 약 80%를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외국인이 국내증시 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은 이달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85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공격적인 매수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대차잔고를 늘리며 조정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승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이달 들어 대차잔고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아직은 공매도로 연결되지 않고 있지만 잠재적 공매도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전문가들은 대차잔고 비중이 증가한 종목 가운데, 공매도 비중이 적은 종목에 더욱 주의하라고 권고했다.   김보슬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차잔고가 증가했음에도 공매도 비중이 오히려 축소된 종목은 OCI, 두산인프라코어 등"이라며 "이들 종목에 대해서는 향후 공매도 동향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차잔고가 급증하는 가운데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종목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사례를 점검한 결과 대차잔고 상위 종목들의 주가는 52주 신고가 대비 큰 폭의 하락률을 보였다"며 "특히 주가가 본격적으로 하락한 것은 대차잔고의 1차 급증이 끝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차잔고의 1차 급증이 나타나는 동시에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를 고려할 때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차잔고가 증가하는 종목들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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