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단골집이라더니.. 교묘한 '뒷광고'

공정위, 광고대행사 2곳에 시정·공표명령과 과징금 100만원
인플루언서·파워블로그 조직적 모집, 허위광고 작성
금전지급 사실 숨기고, 광고주 원고 그대로 올려
"소비자 오인할 수 있고, 공정 경쟁 해칠 우려"
  • 등록 2024-07-24 오후 12:00:00

    수정 2024-07-24 오후 12:09:34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에서 인플루언서를 섭외한 후 광고에 따른 경제적 대가를 지급한 사실을 숨기는 ‘뒷광고’, 실제 경험이 아닌 광고주의 원고대로 ‘거짓 광고’를 올리게 한 광고대행사 2곳에 대해 시정·공표명령과 과징금 100만원을 부과했다.

마켓잇의 광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인플루언서가 게시한 광고물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광고대행사 2곳(마켓잇, 플로우마케팅)이 인플루언서를 모집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당한 광고를 했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마켓잇은 인플루언서를 모집해 광고주의 상품 광고물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도록 한 후 대가를 지급했지만, 이러한 대가 지급 사실을 누락했다. 마켓잇은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3944건의 광고물을 올렸지만, 게시물 내에는 ‘인플카_캐시백’ 등 금전 대가를 지급받았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해시태그를 기재하는 데에 그쳤다.

공정위는 인플루언서들이 광고대행사로부터 금전을 받았다는 사실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오인할 우려가 생겨났다고 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게시글을 작성했다고 오인할 수 있으며, 이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 선택을 방해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로우마케팅은 2021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광고물 2653건을 ‘파워 블로거’ 등 블로그에 게시하게 했다. 그러나 이들은 실제 상품 등에 대한 체험이 아닌, 광고주가 작성한 광고 내용(원고)대로 광고물을 올려 거짓 후기 광고를 남겼다. 이들은 파워 블로거들이 원고를 그대로 게시할 수 있도록 내용 순서와 사진 삽입 순서까지 정해진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플로우마케팅의 이러한 광고 행위에 거짓과 과장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광고 중 추천과 보증하는 내용이 실제로 경험한 사실이 아닌 만큼 거짓과 과장성이 있으며, 이 역시 소비자들을 오인하게 만들고 공정거래를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광고대행사 2곳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위배되는 거짓·과장광고, 기만적인 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마켓잇에게는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을 부과했고, 플로우마케팅에게는 시정명령·공표명령, 과징금 100만원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다수의 광고주와 인플루언서들을 조직적으로 모집해 후기광고를 하면서 ‘거짓 광고’를 한 광고대행사들을 단독으로 제재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후기광고 시장에서의 광고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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