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내 아파트 MB때도 올라".."대통령이 답답"·"文정부서 상승"

  • 등록 2020-08-26 오전 10:34:03

    수정 2020-08-26 오전 11:02:5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5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부동산 정책과 자신의 강남 아파트 처분 문제를 두고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노 실장은 김정재 미래통합당 의원이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 가진 자가 죄인이 되고 내 집 마련의 꿈은 그야말로 꿈이 됐다”고 포문을 열자 “정부의 안정화 정책에 국민 다수가 지지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이에 김 의원이 “그러니깐 귀 막고 눈 감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쏘아붙였고, 노 실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다시 회복됐다”며 자신의 판단을 재차 강조했다.

또 노 실장은 김 의원의 “서울 평균 집값은 얼마인가”라는 질문에 “글쎄요”라며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본인이 강남 살고 3년 만에 아파트 처분으로 5억 원이나 벌어서 ‘억’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나 보다”라고 비꼬았다.

노 실장이 최근 서울 반포 아파트를 처분해 시세차익을 실현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노 실장은 아파트 처분으로 매입 14년 만에 8억5000만 원의 시세 차익을 봤다. 김 의원이 언급한 5억원은 문재인 정부 이후 집값 상승분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노 실장은 김 의원의 발언에 “아니, 15년 전부터 산 아파트인데 왜 3년을 이야기하는가”라며 “MB(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는 안 올랐느냐. 제 아파트 MB 때도 올랐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장난하냐”고 했고, 노 실장은 “제가 이 자리에서 장난하다니. 싸우듯 하지 말라”고 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5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 부터 노영민,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연합뉴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이날 오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러한 운영위원회 내용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1월 기자간담회 때 ‘집값을 안정 시키겠다. 안정이란 취임 이전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라 말했다. 그러나 집값은 더 올랐다. 국민은 분노했다”라고 운을 뗐다.

김 본부장은 “노명민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 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안정적이라 한다. 이런 자를 비서실장 데리고 있는 대통령이 답답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일주일 전 대통령의 수석회의 참석 발언과 맥은 같다. 정책실장, 경제수석도 같은 답을 했다”며 “내 판단으로는 집값은 더 빠르게 폭등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수색 분양에 청약자가 6만 명 몰렸다. 평당 2000만 원이 넘는 고분양가에 시민들이 몰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도권과 강북지역 그리고 강남도 대세 상승으로 보인다. 현장을 가보라! 대통령 참모와 측근들 부동산 현장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며 “무주택 노동자 직장인이 모여 어떤 대화를 하는지 집집마다 왜 큰 소리가 나는지? 왜 돈을 빌려 조급하게 집을 사려고 하는지?”라고 했다.

김 본부장은 “대통령의 참모들 고위직 감투를 씌고 회전의자에 앉아 현장을 전혀 모르는 상태 알려고 하지 않는 자들이 모여있다”며 “간신 같은 관료 헛소리만 한다. 듣기 좋은 말만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는 2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노 실장과 김 의원이 부동산 관련 언쟁에 대해 “어찌 보면 국민 눈에는 한가한 논쟁인 것 같고 우리 정부 들어와서 부동산 값이 많이 오른 건 현실적으로 데이터로 나오는데 그거 갖고 자꾸 논쟁하거나 싸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강남 중개업소 몇 군데만 샘플조사 해보면 명확하게 나온다”며 “최근 거래 내역 자체가 신고가 되니까 충분히 그런 부분은 긴 논쟁이 필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0대 지지층의) 저희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큰 것 같다”며 “어떤 형태로든지 정부가 의지를 갖고 문제를 풀겠다는 신호를 주지 않으면 자칫하다가 큰 낭패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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