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현대차 관계자는 “전체 임원들이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월급의 10%를 삭감하기로 했다”며 “9월 월급이 들어온 이날부터 10% 삭감돼 지급됐다”고 말했다.
현대차 임원들이 급여 삭감에 나선 것은 지난 2009년 리먼브라더스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이다. 이번에 임금 삭감에 참여하는 임원수는 1000여명에 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임원 임금 삭감은 내년 말까지 지속될 예정”이라면서 “내년까지 자동차 업황이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목표했던 판매량은 물론 실적도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내수 시장에서도 파업 여파 등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에 따른 하반기 내수 판매 감소는 자동차업계 공통의 악재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수입차가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국산차들은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데 현대차는 오히려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합산점유율도 62.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전 최저치였던 2006년 7월 62.7%보다도 0.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총 24차례 파업에 따른 매출 손실은 3조1000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현대차 영업이익 3조1042억원과 맞먹는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망치 평균(컨세서스)인 1조3000억원을 밑돌 전망이며 이마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지난해 판매실적인 801만5745대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럴 경우 현대차는 IMF 금융위기 때인 1998년 이후 18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영진이 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통감하고 선제적인 위기 경영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