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약 8조원에 노키아 인수..'SW공룡' 글로벌 휴대전화 업체로 자리매김

  • 등록 2013-09-03 오후 4:10:21

    수정 2013-09-03 오후 4:10:21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몰락한 ‘휴대전화 제왕’ 핀란드의 노키아를 삼켰다.

MS가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72억 달러(약 7조8926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MS는 내년 1분기 내에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노키아 주주와 규제당국의 최종 승인을 거칠 예정이다. 노키아 이사회의 리스토 실라스마 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철저하게 검토한 결과 이번 거래가 노키아와 주주들에게 최선의 길이라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MS가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데 50억달러를 쓰고, 노키아가 갖고 있는 휴대전화 특허 사용 권리를 사는데 22억달러를 지불할 것이라고 전했다.

MS는 이번 인수를 통해 노키아가 보유한 특허를 10년간 비독점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non-exclusive license)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MS는 노키아가 글로벌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기술적 노하우와 글로벌 제조·판매망도 확보해 MS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윈도폰’ 판매에도 날게를 달게 됐다. 구글이 휴대폰 전문업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얻은 ‘효과’를 MS도 누리게 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S가 이번 인수로 그동안 부진했던 모바일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수순을 밟게 됐다고 풀이했다. PC시대 최강자였던 MS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시장의 성장을 간과했다. 뒤늦게 윈도 기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보급에 힘을 썼지만 삼성전자, 애플, 구글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IT 업계에서는 이번 MS의 노키아 인수가 삼성, 애플, 구글이 장악한 모바일 시장에 도전장을 낸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스티브 발머 MS CEO에 이어 유력한 차기 CEO로 거론되는 스티븐 엘롭(50) 노키아 CEO는 전직장이던 MS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는 MS에서 기기 및 서비스 부문 부사장직을 맡게 된다.

엘롭은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MS 비즈니스 사업부에서 임원을 지냈고 2010년 노키아 CEO로 선임돼 회사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MS와 협력해 루미아 시리즈 등 윈도 기반 스마트폰을 선보였지만 삼성 갤럭시, 애플 아이폰에 밀려 판매가 부진했다. 그는 또 노키아 직원 2만명을 추가 감원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했지만 기업 회생에는 결국 실패했다.

스마트폰 시대 이전에 휴대전화 판매 1위였던 노키아는 애플 아이폰 등에 밀려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노키아는 지난 7월 올해 2분기에 휴대전화 판매대수가 27%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의 점유율은 4% 정도다. 노키아가 개발했던 자체 OS 심비안은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0.5% 차지하는 데 그쳤다.

한편 이번 인수작업이 완전히 끝나면 노키아 직원 3만2000여명도 MS로 함께 옮기게 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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