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급락..`지분 왜 싸게 팔았을까?`

  • 등록 2012-06-11 오후 3:36:42

    수정 2012-06-11 오후 3:36:42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넥슨과 함께 세계 게임 시장을 공략하겠다던 엔씨소프트(036570) 주가가 급락했다.

김택진 대표가 지분 14.7%를 일본 넥슨에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차기 기대작 `블레이드 앤 소울`의 출시를 앞둔 시점에 김 대표가 경영권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한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 탓이다.

11일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 대비 4.85% 내린 25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8%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장 마감 이후 엔씨소프트는 일본 넥슨이 김택진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회사 지분 14.7%를 8045억원에 인수, 최대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넥슨은 이날 엔씨소프트 종가 26만8000원보다 낮은 주당 25만원에 지분을 사들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협업을 위한 지분 매각이라고 보기에는 의구심이 남는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나태열 한화증권 연구원은 "김택진 대표가 밝힌 지분 거래의 목적은 개발과 퍼블리싱 간의 협업"이었다면서 "협업을 통한 상생이 목표라면 대주주 지분 매각보다 자사주 지분 스왑이 더 좋은 선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퍼블리싱 역량 면에서 보더라도 넥슨의 중국 매출 대부분이 현지 퍼블리셔인 텐센트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엔씨소프트도 `블레이드 앤 소울`의 중국 진출을 위해 텐센트와 계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퍼블리싱 역량 강화라는 명분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현 시점에서 지분양수도 목적, 향후계획 등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며 "특히 엔씨소프트가 넥슨에 대해 방어전략 없이 매각된 것은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의 지분매각에 대한 방어전략은 경영의지와 분리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으로 중장기적인 거버넌스(지배구조) 이슈가 우려돼 부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배구조 우려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37만5000원에서 33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전 직원에게 보내는 메일을 통해 "훌륭한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꿈은 변하지 않았다"며 "다만 그런 길을 걸어가는 데 함께 할 친구 같은 회사가 생겼다는 것이 금요일의 소식"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김택진 "지분 매매, 글로벌 시장 공략 위한 것" 강조
☞`8000억짜리 엔씨 지분 매각`..증권가 추측만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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