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연비 30% 떨어진다"‥미국식 연비표시 직격탄

에어컨 연비측정 반영하면 경·소형차에 불리
고속도로 주행모드 측정 추가로 하이브리드 타격
  • 등록 2011-08-18 오후 3:52:56

    수정 2011-08-18 오후 5:24:40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정부가 자동차 연비표시 방식을 미국식으로 개편하자 경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새로운 연비표시 제도를 도입하면 경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의 연비가 현재보다 최대 30%가량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성'이 핵심 키워드인 경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의 연비가 급격히 나빠질 경우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관련기사: '20% 뻥튀기' 車 연비표시, 미국式으로 바뀐다 18일 한나라당 이학재 의원실이 공개한 '자동차 공인연비 보정계수 도입 타당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공인연비 18㎞/ℓ인 기아차(000270) '모닝'(주행거리 3000km 이상) 모델을 새로운 연비제도로 측정한 결과 연비가 12.6~12.7㎞/ℓ로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 2010년형 기아차 모닝 1.0 휘발유 모델. 자동변속기 모델의 공인연비는 18Km/ℓ로 당시 출시된 차량 중 연비 3위를 기록했다.
이는 발표된 공인연비보다 30%가량 낮은 수준이다. 현재 1등급 연비 기준인 15㎞/ℓ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까지 연비가 나빠졌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마찬가지다. 공인연비 17.8㎞/ℓ인 현대차(005380)의 '아반떼하이브리드LPi' 모델 역시 새로운 미국식 연비측정 방식을 적용하면 연비가 30% 낮은 12.4~12.6㎞/ℓ로 조사됐다.   새로운 연비표시 제도가 도입되면 전반적으로 연비가 현재보다 평균 20%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독 경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의 연비 차이가 큰 편이다.   이는 미국식 연비표시 제도의 특성 때문이다. 그간 우리나라의 자동차 연비는 시내주행 모드(CVS-75)에서 운행한 결과만 기준으로 삼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새로 도입되는 미국식 연비표시 방식은 고속주행이 불가피한 고속도로 상황과 급가속·급정지, 에어컨 가동, 추운 겨울철 기온 등 실제 자동차 주행 여건을 반영한다.

따라서 중·대형 차량에 비해 출력이 떨어지는 경·소형차는 에어컨 가동 상황 등이 추가되는 새로운 연비표시 제도 도입으로 연비 측정에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고속도로 주행이 추가되면서 불리해진 경우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저속주행 상황에서는 전기모터로, 고속주행 상황에서는 내연엔진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고속주행을 해야 하는 고속도로 측정을 추가되면 연비는 더 떨어진다.

지경부 관계자는 "미국식 제도를 벤치마킹하는 것이지만, 관련 업계의 의견을 듣고 우리 실정에 맞게 미세 조정할 계획"이라면서도 "하지만 경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의 연비가 가장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나라당 이학재 의원실이 공개한 "자동차 공인연비 보정계수 도입 타당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 정부가 새로 도입하는 '보정식(B)'이나 '5-사이클(C)' 제도로 연비를 측정하면 현재(A)보다 연비가 크게 나빠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지식경제부는 일부 모델이 잘못 표기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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