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센카쿠로 어그러진 중·일, 관계 회복 시도하나

일 연립여당 대표 방중 “기시다 친서 전달할 듯”
시진핑, 바이든·기시다 만나며 국제 무대 적극 행보
  • 등록 2023-11-23 오전 11:40:05

    수정 2023-11-23 오전 11:40:05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원전 오염수 방류와 영유권 문제 등으로 불편한 사이였던 중국과 일본이 점차 대화의 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주 양국 정상회담 후 최근 일본 연립여당의 대표가 중국을 방문했는데 현지 언론도 호의적인 반응이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회담을 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23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와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 중·일 언론에 따르면 일본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22일 중국을 방문해 차이치 중앙서기처 서기와 만나 회담을 가졌다.

차이 서기는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이자 중앙판공청 주임 등도 맡고 있는 공산당 고위 간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난 15일(현지시간) 중·미 정상회담에도 배석한 인물이다.

차이 서기는 야마구치 대표에게 “중국과 일본 여당은 양국 지도자가 합의한 공감대를 정확히 이행해야 한다”며 “서로 발전과 전략적인 의도를 공유하고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상호 이해를 촉진하면서 새 시대 요구에 부합하는 관계를 구축하자”고 말했다.

시 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이달 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열었다. 양국 정상들은 회담에서 ‘호혜적인 관계’를 추구하기로 합의했으며 오염수 방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연립여당이 중국을 찾은 이유는 양국관 관계 개선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야마구치 대표 중국 방문과 관련해 “양국간 교류와 소통 강화로 이어지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야마구치 대표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서한을 시 주석에게 전달할 것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도 나왔다.

중국 현지에서도 일본과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GT는 이날 사설을 통해 야마구치 대표의 방문은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일본 사회의 열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전했다.

GT는 “중국과 일본 사이 메신저 역할을 하는 야마구치 대표단이 일본의 생각을 중국에 전달하고 중국 사회의 진정한 감정을 일본에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친서 외교의 실효성이나 야마구치 총리의 방중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일본의 중국에 대한 태도와 행동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일본과 정상회담을 계기로 여러 국가 정상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있다. 20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고 다음달에는 유럽연합(EU)과 정상회의를 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닛케이신문은 이를 두고 “중국은 경기 둔화와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외 관계 안정에 나서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공명당과 대화를 통해 일본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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