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이유는 제일화재 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 지분 20.68%)인 김영혜씨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라는 점. 때문에 제일화재로서는 한화측의 지원을 요청할 것이고, 한화가 이를 적극 검토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제일화재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이데일리에 밝혔다. 그리고 이어 제일화재 인수를 공식선언하고 나섰다.
금융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메리츠화재가 나서기 이전부터 제일화재를 잠재적 인수대상으로 꼽고 있다가, 이번 일을 계기로 액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도 형제기업 돕기 차원이 아니라 한화손해보험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인수선언이 한화손보와 제일화재간 합병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다.
◇제일화재 대주주 지원 아니라는 인식 심기 주력
한화그룹은 형제기업 돕기에 한화 계열사가 동원됐다는 식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는 한편 업계 2위로 도약하겠다고 목표를 벌써부터 밝히고 나섰다.
특히 김영혜씨 등 대주주 지분을 그대로 두고, 시장에서 가능한 방법들을 모두 동원해 대주주 지분에 버금가는 지분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제일화재 대주주를 지원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하기위한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업계는 삼성화재가 시장점유율 30%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가 각각 15% 내외로 2위그룹이다. 메리츠화재 현재 점유율은 10%에 약간 못미친다.
반면 한화손보나 제일화재는 5위권 밖에 머물러 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한화손보는 수정자본 기준으로 1360억원, 제일화재는 1060억원 정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장일형 부사장은 “한화손보와 제일화재는 보험업계의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양사의 시너지를 결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작에 나아갔어야 했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한화건설을 중심으로 그룹내 비상장 계열사(한화L&C, 한화갤러리아, 한화리조트, 한화테크엠)가 참여, 제일화재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김영혜씨 지분을 제외하고도 25~30%가량의 지분을 추가매입할 것"이라며 "김영혜씨측도 한화가 제일화재를 인수하는데 대해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한화가 예상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하겠다고 나선 배경에는 향후 김영혜씨와 의견이 엇갈린 경우를 대비하는 한편 파상공세를 통해 메리츠화재쪽에 부담을 주기 위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화측은 메리츠화재처럼 공개매수를 하거나 장내매집, 기관투자자 설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분을 추가매집키로 했다.
◇자금 1000억원 정도..부담없을 듯
그러나 금융업계에서는 한화가 제일화재를 인수하는데 1000억원 정도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영혜씨 지분을 우호지분으로 간주한다면, 추가지분은 15%내외면 안정권이라는 분석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화재 인수건은 대형딜이 아니기 때문에 1000억정도라면 한화입장에서 자금마련에는 별부담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화건설을 통한 담보대출이나 비상장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는 것.
다만 "대한생명이나 한화손보 등 상장사들이 나서지 않은 것은 인수에 따른 주가하락 등의 부담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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